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미드나잇 인 파리

울프팩 2013. 1. 12. 23:18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파리는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1920년대 파리에 머물렀던 시절을 회상하며 '파리는 날마다 축제'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2011년)는 이를 여실히 증명하는 영화다.
그는 파리 곳곳의 아름다운 풍물에 카메라를 갖다 대고 파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도시인 지를 보여준다.

파리를 가보지 않았거나 갈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더 할 수 없이 좋은 가이드영화다.
특히 촬영을 맡은 다리우스 콘지 감독은 거리를 거니는 관광객처럼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보이는 영상들을 편안하게 담았다.

어찌나 영상이 곱고 예쁜 지, 파리에 대한 없던 환상이 생길 듯 싶다.
그림만 그런게 아니라, 이야기도 환상적이다.

약혼녀(레이첼 맥아담스)를 따라 파리에 온 작가(오웬 윌슨)가 마치 마법에 빠진 신데렐라처럼 자정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1920년대 푸조를 타고 과거로 돌아가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랄드, 피카소, 달리 등 유명 예술가들을 만나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여러 예술가들의 연인 이야기를 혼합해 놓은 아드리아나(마리옹 코티아르)를 만나 약혼녀를 잊고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그만큼 이야기와 영상이 로맨틱하지만 우디 앨런이 무턱대고 환상만 쫓는 것은 아니다.
"삶은 늘 불만스럽다"는 대사처럼 주인공은 좋았던 시절만 쫓다보면 결국 만족한 삶이란 없게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황금시대인 벨 에포크를 정작 동시대 사람들이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 처럼 불만스런 현재의 삶이 미래의 누군가에는 영화로운 과거로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우디 앨런의 곱디 고운 영상과 이야기로 점철된 판타지다.

새삼 파리를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새록 새록 들게 만드는 예쁜 작품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을 보면 속이 상한다.
깔끔하지 못한 윤곽선은 둘째치고 탁하고 뿌연 색감 때문에 공들여 찍은 아름다운 풍광이 제대로 살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야 말로 블루레이 타이틀 출시가 꼭 필요한 작품이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

우디 앨런이 각본을 쓰고 감독한 이 작품은 파리에 대한 환상을 품게 만드는 영화다.
파리의 명물 중 하나인 물랑루즈. 몽마르트 언덕에 위치한 '붉은 풍차'란 뜻의 이 댄스홀은 카바레로 출발해 캉캉춤을 처음 선보여 유명해졌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유리 피라미드는 미테랑 대통령 시절에 만들었다.
우디 앨런은 파리를 아름답게 보여주려고 작심한 듯, 영상 곳곳에 애정이 묻어난다.
초반 등장하는 수련이 뜬 호수는 화가 클로드 모네가 40여년을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한 지베르니 마을에 만들었다.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헤밍웨이를 만나는 식당은 1845년부터 지금까지 영업을 하는 폴리도르(polidord) 레스토랑.
모네 전시실이 유명한 파리의 오랑주리 미술관. 특이하게 타원형으로 설계됐다.
이 영화는 음악도 좋다. 특히 재즈기타리스트 Stephane Wrembel의 'Bistro Fada'가 감미롭고 서정적이다. 그야말로 영상 이야기 음악 연기 등 모든게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보기 드문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피카소가 아드리아나라는 여인을 보고 이 그림을 그린 것으로 돼 있는데, 이는 허구다.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를 연기한 애드리언 브로디.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 나온 레아 세이두가 옛 물건을 파는 상점 아가씨로 등장.
로댕 작품을 설명해 준 가이드로 등장한 낯익은 여인은 바로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가수 겸 모델 출신의 칼라 브루니다.
주인공이 루이 부뉘엘에게 영화 아이디어를 주는 장소는 표본점으로 유명한 데이롤(deyrolle)이다.
헤밍웨이, 피카소와 염문을 뿌린 여인으로 나오는 아드리아나는 가공의 인물이다. 헤밍웨이가 좋아한 여인은 아드리아나 이반치치이고, 피카소가 좋아한 여인은 10대 소녀인 마리 테레즈 발터다. 발터는 극중 아드리아나처럼 모딜리아니 등과도 스캔들을 뿌렸다.
주인공이 묶는 고급 호텔은 브리스톨(Le Bristol Paris)이다. 이 작품은 제 84 회 아카데미 시상식과 제 6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미드나잇 인 파리) OST
OST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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