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라이트(Edgar Wright) 감독의 '베이비 드라이버'(Baby Driver, 2017년)는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쾌작이다.
숨 가쁘게 전개되는 자동차 액션과 경쾌한 록 음악, 이야기의 전개를 궁금하게 만드는 스릴러 스타일의 구성 등 인기를 끌만한 요소들을 고루 갖췄다.
내용은 기가 막힌 운전실력을 갖춘 청년이 범죄단의 도피를 돕는 운전사로 아르바이트를 뛰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다뤘다.
범죄마저도 철저하게 역할을 나눠 맡아 분업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미국 사람들 입장에서 도주 운전사는 범죄 성공이 달린 중요한 요소다.
언뜻 보면 흔한 범죄영화처럼 보이지만 이 작품의 성공 비결은 남다른 인물 설정과 음악에 있다.
록 비트를 깨우는 주인공 베이비(안셀 엘고트 Ansel Elgort)는 항상 록 음악을 들으며 운전할 뿐만 아니라 길을 걸을 때나 요리를 하는 등 일상에서도 리듬에 맞춰 살아가는 독특한 습관을 갖고 있다.
길거리 정차 상태에서도 리듬에 맞춰 운전대를 두드리며 어깨춤을 추고, 목숨이 걸린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퀸의 'Brighton Rock'에 맞춰 대결을 펼친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는 음악이 중요하다.
원래 발단도 라이트 감독이 좋아하는 음악에서 시작됐다.
음악광인 감독은 20년 전 존 스펜서 블루스 익스플로전의 노래 'Bellbottoms'를 듣던 중 음악이 흐르는 자동차 추격 장면을 구상하게 됐다.
라이트 감독은 이 같은 구상을 2003년 민트 로열의 뮤직비디오를 만들며 영상으로 표현했다.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은 이 영화의 주인공 베이비처럼 강도짓을 하는 일당을 기다리며 자동차에 앉아 음악에 맞춰 연신 몸을 움직인다.
이는 이 작품의 초반 영상에 그대로 구현됐다.
라이트 감독은 영화 전체를 음악으로 관통했다.
영화 삽입곡을 먼저 뽑아 놓고 여기 맞춰 장면 구성에 들어간 것.
그만큼 영화는 음악과 찰떡궁합처럼 맞아 돌아가며 눈과 귀를 흥겹게 한다.
여기에 모든 자동차 액션은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제 운전으로 구현했다.
달리는 자동차가 트럭 밑으로 끼어들고 360도 회전을 통해 좁은 차량들 사이를 빠져나가는 장면을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물론 일부 장면은 기계 장치를 이용한 눈속임도 있지만 기본 바탕은 사람의 손과 발로 만든 스턴트 액션이다.
덕분에 영화는 시종일관 숨조차 크게 쉬기 힘들 만큼 긴장의 연속이다.
음악광이 음악에 맞춰 운전하는 독특한 설정부터 기가 막힌 자동차 액션까지 흥행을 위한 요소들을 고루 갖춘 작품이다.
그동안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 등 라이트 감독의 전작들에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면 이를 충분히 씻어줄 만한 작품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부록 디스크 등 3장으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아주 좋다.
무엇보다 디테일이 뛰어나다.
필름 영상인 만큼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감이 잘 살아 있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각종 효과음을 채널마다 폭포처럼 쏟아낸다.
그만큼 채널 분리가 잘 돼 요란하고 웅장한 소리를 들려주며 저음도 묵직하고 박력 있다.
부록은 감독의 음성해설, 감독과 촬영 감독의 음성해설 등 두 편의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애니매틱스, 오디션 및 의상 테스트 영상, 삭제 장면, 뮤직 비디오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부록 디스크도 따로 들어 있다.
여기 들어 있는 30분 분량의 제작과정은 다른 부록들과 겹치지 않는다.
부록 디스크 또한 한글자막이 들어 있는 HD 영상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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