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본 레거시 (블루레이)

울프팩 2013. 1. 20. 22:30
로버트 러들럼의 원작 소설 '본' 3부작은 영화로 만들기 힘든 작품이다.
세부 묘사가 뛰어나 마치 사진을 보는 것처럼 눈 앞에 정경이 훤히 떠오르게 만드는 프레드릭 포사이드와 달리 로버트 러들럼이나 이안 플레밍은 그렇게 정교한 작가가 아니다.

그만큼 기본적 플롯 외에 액션은 감독이 메꿔야 한다.
따라서 로버트 러들럼이나 이안 플레밍의 소설은 재능있는 감독에게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감독에게는 재앙일 수 있다.

다행히 '본 아이덴티티'를 만든 더그 라이만 감독이나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훌륭한 액션 연출로 원작 소설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 소설을 들춰보면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두 감독은 영화를 훌륭하게 재창조했다.

그만큼 '본 레거시'(The Bourne Legacy, 2012년)를 만든 톰 길로이 감독으로선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불세출의 본을 연기한 맷 데이먼도 없고, 어지간한 액션과 볼거리는 이미 전작들에서 다 써먹었기 때문.

영화를 보면 감독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필리핀 마닐라, 서울, 캐나다 캘거리 등 색다른 볼거리를 찾아 돌아다닌 로케이션도 그렇고, 길게 이어지는 오토바이 추격전도 그렇다.

새 주인공 애론 크로스를 연기한 제레미 레너의 액션도 괜찮았고, 오토바이 추격전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을 받지 못하는 것은 배우나 감독의 역량 부족이라기 보다 사람들의 뇌리에 전작들의 잔상이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결국 배우와 감독 모두 동분서주했지만 강렬한 전작의 그늘에 가려서 빛이 바래고 말았다.
톰 길로이 감독이 전작들의 대본 작업에 모두 참여하다보니 전작과 다른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려는 부담에 액션과 이야기가 위축된 듯 싶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없거늘, 좀 더 힘을 빼고 전작의 전철을 적당히 따라가며 새로움을 추구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하얀 설원과 대비되는 회색빛 도시 풍경의 색감이 잘 살아 있다.

다만 들고 찍기를 남발해 100인치 이상 대화면으로 보면 좀 어지럽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저음이 묵직해 부밍이 일 정도.

총격전 등 액션 장면에서는 요란한 소리들이 전체 공간을 휘감아 돈다.
부록으로 삭제장면, 제작과정, 특수효과 설명, 액션 장면과 로케이션 등이 HD 영상으로 들어 있으며 음성해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글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
제레미 레너가 맷 데이먼의 뒤를 이어 새로운 본 시리즈의 주인공을 맡았다.
초반 설원 장면은 캐나다 캘거리의 카나나스키스에서 촬영.
무인공격기 프레데터도 등장. 1994년 제네럴 아토믹스사가 무인정찰기로 개발한 프레데터는 2001년 미사일을 장착하며 공격기가 됐다.
토니 길로이 감독은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에 잘 나오지 않은 곳을 찍고 싶어서 2011년 5월 서울을 방문해 테헤란로, 강남역 인근, 코엑스 등지와 지하철 3호선에서 촬영을 했다.
늑대가 습격하는 장면은 훈련된 늑대와 늑대개를 이용해 촬영. 늑대는 카메라가 등 뒤쪽에 놓이는 것을 싫어해 뒤쪽 장면을 찍을 때에는 늑대개를 사용. 늑대가 덫에 걸려 허공에 매달려 꿈틀대는 장면은 조종 가능한 로봇 늑대를 이용했다.
레이첼 와이즈가 여주인공을 연기.
제레미 레너는 이 작품 촬영을 위해 매일 8시간씩 훈련을 받았다. 빈민가 골목으로 나온 곳은 마닐라의 산안드레 지역이다.
이 작품에서 특이하게 선보인 벽타기 액션. 56cm 좁은 벽 틈을 타고 내려가는 장면은 마닐라에 벽 세트를 지어놓고 촬영. 액션연기에는 필리핀의 칼리, 일본의 유도와 브라질 주지츠 등이 쓰였다.
제레미 레너는 10여대의 오토바이를 갖고 있을 만큼 오토바이 타는 것을 좋아한다. 촬영장에도 할리데이비슨을 몰고 왔단다.
추격전은 여러 대의 카메라를 싣고 함께 달리며 촬영할 수 있는 '고 모빌'이라는 탈 것을 이용해 마닐라의 나보토스 수산시장 등지에서 촬영. 이 장치는 '본 슈프리머시' 촬영때 개발됐다.
모비가 부른 주제가 'Extreme Ways'도 좋다. 유니버셜은 이 작품의 후속작을 만들 예정이다.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본 레거시(스틸북 한정판) : 블루레이
토니 길로이 감독/제레미 레너 출연
본 레거시
토니 길로이 감독/에드워드 노튼 주연/제레미 레너 주연/레이첼 와이즈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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