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블라인드

울프팩 2011. 8. 19. 21:47

안상훈 감독의 영화 '블라인드'는 시각장애인이 살인사건의 목격자가 된다는 아이러니에서 출발한다.
세상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이 어떻게 목격자가 될 수 있을까.

보는 것이 세상을 알 수 있는 방법의 전부는 아니다.
영화는 볼 수 없어도 듣고 냄새맡고 만져서 세상을 재구성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영화의 아이러니는 사람들에게 궁금증과 더불어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주인공이 보지 못하는 답답함을 이글거리는 독특한 영상으로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이 같은 영상 기법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 할리우드 영화 '데어데블'에서 이미 구사한 방법이지만 이를 차용해 나름 소기의 효과를 거뒀다.

바늘 끝처럼 날카로운 긴장감이 영화를 끌어가는 주된 힘이지만 이면에는 장애인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꼬집는 메시지가 들어 있다.
이 같은 메시지를 부담스럽지 않게 줄거리에 자연스럽게 녹여 낸 것은 감독의 연출력과 탄탄한 대본의 힘이다.

짜임새 있는 구성 덕에 영화는 꽤나 그럴 듯 하게 다가오지만 일부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장면들은 옥의 티다.
주인공인 김하늘이 시각장애인이 되는 과정은 다소 억지스럽고, 시각안내견 장면도 영화적 재미는 있을 지 몰라도 현실과 거리가 있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작품이지만 중간에 다소 늘어지는 부분도 있고, '최종병기 활'이 주는 속도감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보니 두 번 보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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