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4K 블루레이)

울프팩 2020. 11. 9. 00:08

존 왓츠 감독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Spider-Man: Far From Home, 2019년)은 제목 그대로 집 나간 스파이더맨 얘기다.

스파이더맨의 터전인 미국 뉴욕(New York)을 벗어나 유럽을 활동 무대로 삼았다.

 

예전 시리즈보다 더 어린 나이가 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 Tom Holland)는 16세 고교생이 돼서 유럽으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덕분에 이탈리아 베니스(Venezia), 체코 프라하(Prague), 영국 런던(London) 등 유럽의 다양한 풍경들을 볼 수 있다.

 

유럽에서 스파이더맨이 만난 악당은 물, 불, 바람 등 원소의 형태를 띤 기이한 괴물들이다.

스파이더맨은 원인과 이유도 모른 채 갑자기 나타나 도시를 때려 부수는 악당에 맞서 힘든 싸움을 벌인다.

 

기존에 상대했던 비뚤어진 욕심을 지닌 사악한 인간들과 달리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스파이더맨과 보는 사람들을 지배한다.

어린 나이인 만큼 어려운 적을 만나 어찌할 바를 모르는 스파이더맨에게 새로운 동료가 나타난다.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 Jake Gyllenhaal)라는 새로운 동료는 또 다른 지구에서 온 존재로 설정돼 다중 우주 개념을 영화에 도입했다.

어벤저스 시리즈를 제외하고 스파이더맨이 초영웅을 동료로 맞아들이는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여러모로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비해 이질적이다.

주인공 스파이더맨은 더 이상 뉴욕의 범죄소탕과 자신의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심각한 영웅이 아니고 청소년 특유의 에너지와 재기 발랄함이 가득 넘친다.

 

덩달아 메리 제인(젠데이아 콜먼 Zendaya Maree Stoermer Coleman)도 좋아하지만 안전을 위해 일부러 멀리 해야 할 안타까운 연인이 아니라 솔직하게 모든 것을 드러내고 모험을 같이 즐기는 또래집단의 이성 친구로 바뀌었다.

특히 가장 큰 캐릭터의 변화는 마리사 토메이(Marisa Tomei)가 연기한 메이 숙모다.

 

한층 젊은 여성이 된 메이 숙모 또한 밝고 유쾌한 존재로 바뀌어 존 파브로(Jon Favreau)가 연기한 해피와 알콩달콩 연애 감정을 나눈다.

다음 시리즈에서 메이 숙모와 해피의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무대도 뉴욕을 벗어나 유럽으로 확장되면서 또 다른 세계에 출몰한 스파이더맨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다양한 복장이 등장한다.

아이언맨 같은 무쇠 갑옷부터 어두운 밤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 스텔스 복장까지 마치 코스튬 플레이하듯 스파이더맨은 여러 번 옷을 갈아입는다.

 

그만큼 이 작품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러 유럽 도시의 풍광부터 변화무쌍한 스파이더맨의 복장, 다양한 괴물의 등장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로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이 보여준 깊이는 없다.

어린 주인공을 내세워 경쾌한 팝콘 무비로 바뀐 대신 고뇌하는 영웅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와 정의를 다시 생각하는 메시지를 가볍게 걷어냈다.

 

더불어 일부 설정도 자연스럽지 않다.

특히 스파이더맨이 아이언맨으로부터 물려받은 막강한 기능의 안경을 넘기는 과정은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는 중요한 분기점인데 이 부분이 자연스럽지 않고 어설프다.

 

그저 외양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책임감에서 벗어나려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은 참을 수 없는 영화의 가벼운 무게만큼이나 경박하다.

어차피 볼거리로 승부하는 초영웅물에서 더 이상 심각한 메시지를 기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즐길만한 작품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부록 디스크 등 총 3장으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아주 우수하다.

 

색감이 생생하고 디테일도 뛰어나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훌륭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사방 채널에서 요란한 액션에 어울리는 각종 효과음이 쏟아진다.

부록은 삭제 장면, NG 장면, 액션 촬영과 캐릭터 및 복장의 변화, 악당 설명과 해외 촬영 장면, 이스터 에그와 감독 및 배우들 인터뷰, 삭제 장면, 시각효과 비교, 제작 과정 등 다양한 내용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부록들은 모두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영화 '보디가드'의 주제가 'I will always love you'가 타이틀에 흘러 나오는 것이 재미있다. 어벤저스 멤버들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에 담았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촬영. 베니스의 명물인 리알토 다리가 파괴되는 장면은 세트를 만들어 찍었다.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에서 촬영.
물의 괴물이 등장해 베니스를 파괴하는 장면은 리브스덴 스튜디오 옥외 촬영지에 대형 수조를 만들고 블루 스크린을 둘러친 뒤 베니스 일부를 재현한 세트를 세워 찍었다.
제이크 질렌할이 연기한 미스테리오. 평행 우주인 다른 지구에서 온 뛰어난 과학자라는 설정이다.
요즘의 홀로그램 기술을 반영한 이야기들이 등장.
악당 몰트맨이 등장하 프라하 광장 주변을 녹여버린다.
요즘 실정에 맞게 드론을 무기로 활용.
톰 홀랜드는 스턴트 연기의 상당 부분을 직접 했다.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복장은 어깨가 예전보다 좀 더 넓어졌다.
감독은 이 작품이 마블시네마틱스 유니버스의 첫 영화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사이클론은 원작 만화에도 등장하는 악당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지 않았으면 왜 고교생들이 블립됐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메리 제인에 해당하는 미쉘 존스 역으로 젠데이아 콜먼은 어울리지 않는 느끔이다.
촬영은 매튜 로이드가 담당.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1Disc) : 블루레이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2Disc 4K UHD 2D)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