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자일리언 감독의 '올 더 킹즈맨'(All The Kings'men)은 권력에 눈 먼 정치가들의 탐욕과 권모술수를 훌륭하게 그려낸 정치 드라마다.
루이지애나 주지사 스탁(숀 펜)은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편다.
가진 자들은 이를 못마땅히 여겨 그를 탄핵한다.
위기에 몰린 그는 탄핵파의 거두인 판사 어윈(안소니 홉킨스)의 약점을 캐내 죽음으로 내몬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풍경이다.
우리 현대사의 굴곡이 조각 퍼즐처럼 이 영화 속 곳곳에 스며있다.
권력에 눈 먼 자들이 그려 내는 정치판은 미국이나 우리나 다를 바 없다.
정치란게 그런 것이다.
이 작품의 매력은 추악한 정치판을 놀랍도록 함축적으로 그려낸 원작의 힘이다.
로버트 펜 워렌이 1946년에 발표해 퓰리처상을 받은 원작은 실화를 토대로 했기에 너무나도 사실적이다.
그가 모델로 삼은 것은 1935년 암살당한 루이지애나 주지사 휴이 롱이다.
영화는 그의 이야기를 토대로 숀 펜, 안소니 홉킨스, 주드 로, 케이트 윈슬렛 등 쟁쟁한 스타들이 탄탄한 연기를 펼쳐 흥미진진한 정치판의 드라마를 밀도있게 묘사했다.
더불어 파웰 에델만의 차분한 영상도 눈길을 끈다.
특히 화면을 넓게 잡은 여유있는 와이드 영상은 마치 느와르 필름처럼 스산하면서도 비장미가 느껴지는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은 편이다.
물론 샤프니스 등이 블루레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DVD 타이틀 치고는 색감도 괜찮고 깨끗하다.
이 작품은 블루레이 타이틀로도 국내 출시됐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한다.
서라운드 효과는 적절하다.
부록으로 삭제 장면, 제작과정, 휴이 롱 일대기에 대한 영상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파워DVD로 순간 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들>
화자 역할을 하는 주드 로. 그는 주지사 스탁을 보좌하며 그의 모든 것을 옆에서 지켜보게 된다.
원작의 제목은 루이스 캐롤의 소설 '험프리 덤프티'에서 따왔다.
주지사 스탁 역을 기가 막히게 소화해 낸 숀 펜. 원작자인 워렌은 "세상에 도덕적인 인간은 없다. 누구나 흠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그린 인물들은 선악의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 그것이 곧 약한 인간의 모습 아니던가.
주인공의 실제 모델은 철도국장, 루이지애나 주지사, 상원의원을 거쳐 대통령 출마까지 노렸던 휴이 롱이었다. 사회 개혁을 원했던 그는 뇌물수수 등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했다가 40도 채 안된 나이에 암살당했다.
제작진은 뉴올리언즈 등 루이지애나 전역을 돌며 촬영했다.
휴이 롱은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시킨다고 믿었던 인물이다.
휴이 롱은 서민을 돕는 것이 정부의 의무라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래서 서민들에게는 인기가 있었고 거대 석유 기업과 자본가들에게는 적이었다.
항상 서민의 편이었던 휴이 롱은 의외로 9명의 형제들이 모두 대학을 나올 만큼 부유한 집안 출신이다. 그런데도 그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 외판원으로 일할 만큼 매사에 열심이었다.
휴이 롱은 설득력있는 말솜씨 덕분에 웅변을 잘했다. 특히 미디어를 잘 이용했다. 라디오의 힘을 일찍이 감지해 이를 적절히 활용했고 선전 트럭을 2대나 운용했다.
휴이 롱은 남부의 기반인 대형 정유사 스탠다드오일과 전력회사를 최초로 공격한 정치인이다. 그는 거대 기업에게서 많은 세금을 걷어 철도 근로자 연금제와 무료 교과서를 처음 도입했고 스쿨 버스를 고안했다.
루이지애나 주지사 사무실이 있는 의사당 건물은 휴이 롱이 세웠다. 그는 원작자인 워렌을 루이지애나 영문과 교수로 초빙해 인연을 맺었다.
휴이 롱은 스탠다드오일을 공격하면서도 그들과 뒷거래를 해, 측근들에게 헐값에 석유를 넘겼다. 결국 주정부기금 남용 등 부정부패 혐의로 주 의회로부터 탄핵을 받는다.
위기에 놓인 휴이 롱은 17명의 상원의원을 매수해 1표차로 탄핵을 부결시켰다. 그는 나중에 상원의원이 된 뒤에도 꼭두각시인 측근을 루이지애나 주지사로 내세워 계속 권력을 행사하려 들었다.
휴이 롱은 주지사 시절 주의회 투개표 현황을 보다가 마음에 안들면 전기를 내려 전자집계판의 작동을 중지시킨 뒤 결과를 조작하기도 했다.
소득분배정책으로 서민들에게 인기를 끈 그는 경호원 10명을 대동하고 다녔으나 칼 바이스 박사가 쏜 총에 맞아 주 의사당 건물에서 숨을 거뒀다. 암살범인 바이스 박사도 경호원 총에 맞아 벌집이 된 채 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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