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 카잔 감독의 오래된 흑백 영화인 '워터프론트'(On The Waterfront, 1954년)가 빛나는 가장 큰 이유는 말론 브란도 때문이다.
주연을 맡은 그는 이 작품에서 메소드 연기의 정석을 선보인다.
말론 브란도는 흔히 연기의 대가들만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메소드 연기를 완벽하게 선보여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더불어 이 작품을 메소드 연기의 교과서로 만들었다.
러시아의 콘스탄틴 스타니슬라브스키가 개발한 메소드 연기는 정형화된 연기 패턴에서 벗어나 배역 그 자체로 녹아들 것을 요구한다.
마치 배역의 삶을 산 것처럼 연기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관찰과 분석이 필요한데, 이 같은 방법 때문에 메소드 연기라고 부른다.
이를 현실적으로 다듬어 연기에 적용한 인물은 1930년대 액터즈 스튜디오를 만든 리 스트라스버그다.
여기서 배출한 인물들이 훗날 할리우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말론 브란도, 제임스 딘,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폴 뉴먼, 잭 니콜슨, 스티브 맥퀸 등 쟁쟁한 스타들이다.
특히 그 중 단연 압권은 말론 브란도다.
어떤 역을 맡든 강렬한 카리스마와 정제된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워터프론트'다.
말론 브란도는 여기서 절대 권력으로 군림하는 노조에 홀로 맞서는 투사를 연기했다.
강한 적들 앞에서는 온 몸으로 강렬한 분노를 표현하고, 연인 앞에서는 미세한 몸짓으로 애정을 보여준다.
정의와 양심을 강조하는 대사나 내용은 식상할 수 있지만, 거대한 산처럼 버티고 선 말론 브란도의 섬세한 연기 만으로도 이 작품은 찬연하게 빛난다.
새삼 그의 몸짓이나 표정을 되풀이해 곱씹어 보면 그가 얼마나 이 작품 속에 강렬하게 녹아들었는지 느낄 수 있다.
그 바람에 칼 말든, 로드 스타이거, 리 J 콥도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브란도에게 완전히 가려버렸다.
1948년 뉴욕 부두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그런 점에서 브란도를 위한, 브란도에 의한, 브란도의 영화다.
HD의 1.66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연식이 그대로 느껴지는 화질이다.
근 60년 된 작품인 만큼 입자가 거칠고 지글거림이 보이지만, 흑백영상이어서 색감 등 별다른 흠은 나타나지 않는다.
음향은 DTS-HD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마찬가지로 서라운드 효과가 거의 없다.
부록으로 카잔 감독 인터뷰와 메소드 연기에 대한 설명 영상이 나오는데 한글 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엘리아 카잔 감독은 매카시즘 열풍이 불던 시절 미 의회의 반미활동 조사위원회(HUAC)에 출석해 영화계 좌파 인사들의 활동을 증언하면서 진보적 인사들에게 공적이 됐다. 그는 위원회 증언 직후인 1954년에 이 작품을 만들고서 양심 때문에 괴로워 한 등장인물들을 빗대 "이 작품은 나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절대 권력으로 군림한 폭력배 겸 노조위원장을 연기한 리 J 콥. 이 작품은 제 27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남우주연, 여우조연, 각본, 촬영, 편집, 미술 등 8개상을 휩쓸었다. 이 작품에서 말론 브란도가 보여준 훌륭한 메소드 연기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부분. 브란도는 여인이 떨군 장갑을 집어 들어 먼지를 털고 손에 끼워 보면서 대사를 한다. 이 부분은 원래 대본에 없지만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여인에 대한 브란도의 진심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신부를 연기한 칼 말든. 그나 로드 스타이거, 리 J 콥 모두 워낙 연기들을 잘해 아카데미 투표에서 표가 분산되는 바람에 아무도 남우조연상을 타지 못했다. 이 작품은 일간지 뉴욕선의 기자였던 말콤 존슨이 24회에 걸쳐 연재한 1948년 뉴욕과 뉴저지 부두 노조의 살인사건 및 부정행위를 다룬 기사를 토대로 제작됐다. 존슨은 이 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영화와 달리 노동자들은 부패 노조 타도에 실패했다. 이 영화의 또다른 공간적 한 축은 아파트 옥상의 커다란 비둘기장이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비둘기들이 갇힌 비둘기장은 마치 노조의 손아귀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사람들의 신세같다. 카잔 감독은 철창 너머로 인물을 투사하는 영상을 자주 보여주며 이런 처지를 간접적으로 암시한다. 이 작품에서 브란도가 선보인 메소드 연기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두 군데 가운데 하나가 장갑 장면과 더불어 택시 속에서 형으로 나오는 로드 스타이거와 나누는 대화 장면이다. 브란도는 때로 읇조리는 듯한 대사로, 때로는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게 꿈틀거리는 표정으로 위협을 가하러 온 스타이거를 압도한다. 로드 스타이거도 택시 장면에서 브란도의 연기에 큰 충격을 받았다. 강렬한 음악은 위대한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맡았다. 번스타인이 음악을 맡은 뮤지컬이 아닌 유일한 일반 영화다. 원래 이 작품의 대본은 카잔 감독의 요청으로 유명 극작가이자 마릴린 먼로의 남편이었던 아더 밀러가 쓰기 시작했으나, 카잔이 반미활동 조사위원회 증인으로 나서면서 밀러가 관계를 끊어버렸다. 할 수 없이 제작진은 대본을 작가 버드 슐버그에게 맡겼다. 말론 브란도는 처음에 대본을 받고 출연을 거절했다. 그 사이 카잔 감독은 가수 겸 배우 프랭크 시나트라에게 접촉했으나 제작자인 샘 스피겔이 브란도를 고집하며 재차 출연을 설득했다. 미남 배우 몽고메리 클리프트도 주인공 역으로 후보에 올랐다. 원래 여주인공 후보로 그레이스 켈리가 올랐으나, 그는 히치콕 영화 '이창'에 출연하느라 거절했다. 그 바람에 신인인 에바 마리 세인트가 여주인공을 맡으며 영화계 데뷔를 했고,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까지 받았다. 엘리자베스 몽고메리도 여주인공 역으로 스크린 테스트를 받았다. 실제 뉴저지 호보켄 부두에서 찍었으며 부두노동자들이 엑스트라로 나왔다. 브란도가 맡은 테리 말로이는 안소니 드 빈센조, 배리 신부는 존 코리단 신부, 악당 조니 프렌들리는 부두 깡패 알버트 등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다. 카잔 감독은 원래 1.37 대 1로 찍었다. 그러나 당시 빅스크린 붐이 일자 배급을 맡은 20세기폭스사가 일부 극장에서 1.66 대1 또는 1.87 대 1로 개봉했다. 촬영은 '초원의 빛' '12명의 성난 사람들' 등을 찍은 보리스 카우프만이 맡았다.
주연을 맡은 그는 이 작품에서 메소드 연기의 정석을 선보인다.
말론 브란도는 흔히 연기의 대가들만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메소드 연기를 완벽하게 선보여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더불어 이 작품을 메소드 연기의 교과서로 만들었다.
러시아의 콘스탄틴 스타니슬라브스키가 개발한 메소드 연기는 정형화된 연기 패턴에서 벗어나 배역 그 자체로 녹아들 것을 요구한다.
마치 배역의 삶을 산 것처럼 연기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관찰과 분석이 필요한데, 이 같은 방법 때문에 메소드 연기라고 부른다.
이를 현실적으로 다듬어 연기에 적용한 인물은 1930년대 액터즈 스튜디오를 만든 리 스트라스버그다.
여기서 배출한 인물들이 훗날 할리우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말론 브란도, 제임스 딘,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폴 뉴먼, 잭 니콜슨, 스티브 맥퀸 등 쟁쟁한 스타들이다.
특히 그 중 단연 압권은 말론 브란도다.
어떤 역을 맡든 강렬한 카리스마와 정제된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워터프론트'다.
말론 브란도는 여기서 절대 권력으로 군림하는 노조에 홀로 맞서는 투사를 연기했다.
강한 적들 앞에서는 온 몸으로 강렬한 분노를 표현하고, 연인 앞에서는 미세한 몸짓으로 애정을 보여준다.
정의와 양심을 강조하는 대사나 내용은 식상할 수 있지만, 거대한 산처럼 버티고 선 말론 브란도의 섬세한 연기 만으로도 이 작품은 찬연하게 빛난다.
새삼 그의 몸짓이나 표정을 되풀이해 곱씹어 보면 그가 얼마나 이 작품 속에 강렬하게 녹아들었는지 느낄 수 있다.
그 바람에 칼 말든, 로드 스타이거, 리 J 콥도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브란도에게 완전히 가려버렸다.
1948년 뉴욕 부두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그런 점에서 브란도를 위한, 브란도에 의한, 브란도의 영화다.
HD의 1.66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연식이 그대로 느껴지는 화질이다.
근 60년 된 작품인 만큼 입자가 거칠고 지글거림이 보이지만, 흑백영상이어서 색감 등 별다른 흠은 나타나지 않는다.
음향은 DTS-HD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마찬가지로 서라운드 효과가 거의 없다.
부록으로 카잔 감독 인터뷰와 메소드 연기에 대한 설명 영상이 나오는데 한글 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엘리아 카잔 감독은 매카시즘 열풍이 불던 시절 미 의회의 반미활동 조사위원회(HUAC)에 출석해 영화계 좌파 인사들의 활동을 증언하면서 진보적 인사들에게 공적이 됐다. 그는 위원회 증언 직후인 1954년에 이 작품을 만들고서 양심 때문에 괴로워 한 등장인물들을 빗대 "이 작품은 나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절대 권력으로 군림한 폭력배 겸 노조위원장을 연기한 리 J 콥. 이 작품은 제 27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남우주연, 여우조연, 각본, 촬영, 편집, 미술 등 8개상을 휩쓸었다. 이 작품에서 말론 브란도가 보여준 훌륭한 메소드 연기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부분. 브란도는 여인이 떨군 장갑을 집어 들어 먼지를 털고 손에 끼워 보면서 대사를 한다. 이 부분은 원래 대본에 없지만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여인에 대한 브란도의 진심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신부를 연기한 칼 말든. 그나 로드 스타이거, 리 J 콥 모두 워낙 연기들을 잘해 아카데미 투표에서 표가 분산되는 바람에 아무도 남우조연상을 타지 못했다. 이 작품은 일간지 뉴욕선의 기자였던 말콤 존슨이 24회에 걸쳐 연재한 1948년 뉴욕과 뉴저지 부두 노조의 살인사건 및 부정행위를 다룬 기사를 토대로 제작됐다. 존슨은 이 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영화와 달리 노동자들은 부패 노조 타도에 실패했다. 이 영화의 또다른 공간적 한 축은 아파트 옥상의 커다란 비둘기장이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비둘기들이 갇힌 비둘기장은 마치 노조의 손아귀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사람들의 신세같다. 카잔 감독은 철창 너머로 인물을 투사하는 영상을 자주 보여주며 이런 처지를 간접적으로 암시한다. 이 작품에서 브란도가 선보인 메소드 연기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두 군데 가운데 하나가 장갑 장면과 더불어 택시 속에서 형으로 나오는 로드 스타이거와 나누는 대화 장면이다. 브란도는 때로 읇조리는 듯한 대사로, 때로는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게 꿈틀거리는 표정으로 위협을 가하러 온 스타이거를 압도한다. 로드 스타이거도 택시 장면에서 브란도의 연기에 큰 충격을 받았다. 강렬한 음악은 위대한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맡았다. 번스타인이 음악을 맡은 뮤지컬이 아닌 유일한 일반 영화다. 원래 이 작품의 대본은 카잔 감독의 요청으로 유명 극작가이자 마릴린 먼로의 남편이었던 아더 밀러가 쓰기 시작했으나, 카잔이 반미활동 조사위원회 증인으로 나서면서 밀러가 관계를 끊어버렸다. 할 수 없이 제작진은 대본을 작가 버드 슐버그에게 맡겼다. 말론 브란도는 처음에 대본을 받고 출연을 거절했다. 그 사이 카잔 감독은 가수 겸 배우 프랭크 시나트라에게 접촉했으나 제작자인 샘 스피겔이 브란도를 고집하며 재차 출연을 설득했다. 미남 배우 몽고메리 클리프트도 주인공 역으로 후보에 올랐다. 원래 여주인공 후보로 그레이스 켈리가 올랐으나, 그는 히치콕 영화 '이창'에 출연하느라 거절했다. 그 바람에 신인인 에바 마리 세인트가 여주인공을 맡으며 영화계 데뷔를 했고,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까지 받았다. 엘리자베스 몽고메리도 여주인공 역으로 스크린 테스트를 받았다. 실제 뉴저지 호보켄 부두에서 찍었으며 부두노동자들이 엑스트라로 나왔다. 브란도가 맡은 테리 말로이는 안소니 드 빈센조, 배리 신부는 존 코리단 신부, 악당 조니 프렌들리는 부두 깡패 알버트 등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다. 카잔 감독은 원래 1.37 대 1로 찍었다. 그러나 당시 빅스크린 붐이 일자 배급을 맡은 20세기폭스사가 일부 극장에서 1.66 대1 또는 1.87 대 1로 개봉했다. 촬영은 '초원의 빛' '12명의 성난 사람들' 등을 찍은 보리스 카우프만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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