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월드워Z (블루레이)

울프팩 2014. 2. 28. 11:35

인간이 갖고 있는 무한성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을 함께 내포한 것이 좀비물이다.
죽어도 죽지 않고 되살아난 시체인 좀비는 사람들이 고대부터 꿈꾼 영생에 대한 동경과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가 주는 공포가 함께 내재돼 있다.

그래서 좀비물은 항상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인간과 좀비간에 끝없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되풀이되며, 소수의 생존자에게 무리지어 덤비는 좀비를 통해 수의 불균형이 가져오는 긴장감을 유발한다.

마크 포스터 감독의 '월드워Z'(World War Z, 2013년)도 마찬가지.
어느날 영문을 알 수 없는 병에 감염된 인간들이 좀비로 변해 사람들을 물어 뜯으면서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공황에 빠져든다.

인류 멸망의 위기에서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주인공이 대재앙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를 누비는 내용이다.
좀비와의 싸움은 여타 좀비물처럼 같은 패턴을 반복하지만 막판 해결은 다른 방법을 취한다.

나름 막판까지 진행하는 과정이 긴장감있고 볼 만 하다.
하지만 좀비와의 싸움은 새로운 영상이나 특출난 내용이 없다.

좀비 그 자체로 충분한 공포와 긴장을 유발하기 때문인 듯.
이후에 나오는 좀비물은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하기도 하고, 하도 많은 좀비물이 나와 이제 슬슬 좀비 피로증이 몰려올 만 하니 과연 얼마나 차별화 할 수 있을 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적당한 긴장과 공포로 좀비의 이름값은 한 영화다.
하지만 그다지 특출날 게 없는 좀비물이기도 하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2D와 3D가 함께 수록됐다.
윤곽선을 부드럽게 만든 소프트한 영상은 화질이 좋은 편이다.

DTS-HD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에서 헬기 로터음이 요란하게 울리는 등 서라운드 효과가 훌륭하다.
부록은 여러 편으로 나뉜 제작과정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좀비떼가 필라델피아 시내를 덮치는 장면은 스코틀랜드의 수도였던 영국 글래스고에서 도로를 막고 촬영. 필라델피아보다 2배쯤 큰 글래스고는 정사각형 모양이어서 혼란에 빠진 상황을 보여주기에 이상적인 구조여서 촬영지로 결정됐다.
2006년 여름, 제작진은 미출간된 맥스 브룩스의 원작 소설 원고를 받아 보고 영화화를 결심했다. 그러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제작사 아피안웨이 프로덕션도 관심을 가져 치열한 경합 끝에 브래드 피트가 2002년 설립한 제작사 플랜B 엔터테인먼크가 판권을 확보했다.
헬기 탈출 장면은 그린스크린으로 사방을 둘러친 옥상 세트에서 로터를 제거한 몸체만 있는 헬기를 이용해 찍었다. 화면비가 장면에 따라 여러 부분에서 약간씩 변한다.
UN사령선으로 나온 군함은 영국 해군의 2만8,000톤급 지원함 아르거스호. 동시의 3대의 헬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군함이다. 영국이 1차 세계대전 후 상선을 개조해 건조했던 항모 이름과 똑같다.
비행갑판 장면과 내부의 UN 사령실 모습도 영국 서남부 팔머스 군항에 정박중인 아르거스호에서 찍었다. 영화는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는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촬영을 위해 반입한 총기류 85점이 대테러부대에 급습을 받아 압수되기도 했다. 당시 헝가리 경찰은 발사가능한 총을 반입할 수 없는 법에 따라 테러방지를 위해 압수했다고 발표했으며, 총신 끝을 막아놓은 장치를 쉽게 풀 수 있어 위험하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들은 브래드 피트가 크게 분노했으나 제작진이 경찰과 잘 협상해 촬영에 지장을 받지는 않았다.
예루살렘 장면은 시실리 남쪽에 있는 도서공화국 몰타섬에서 촬영. 십자군 전쟁에 참여했던 요한기사단의 거주지였던 곳. 평택 주한미군기지도 나오는데 세트 촬영했다.
모사드 요원으로 나온 루디 보우큰은 배우가 아닌 마크 포스터 감독의 친구다. 이스라엘 출신으로 종군기자 경험을 갖고 있으며 영화감독 겸 제작자로 일했다. 에디 해리스와 브라이언 크랜스톤도 섭외 대상이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
좀비들이 서로를 밟고 올라 높은 담장을 타넘는 장면은 개미떼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이 장면은 45도로 기운 장벽 세트를 배우들이 오르는 장면을 찍은 뒤 바로 세웠으며 CG로 수 많은 좀비들을 추가했다.
주인공을 호위하는 이스라엘 여군 중위 세겐 역할은 이스라엘 여배우 다니엘라 케르테스가 연기. 세겐은 이스라엘 어로 중위라는 뜻. 원래 촬영은 로버트 리차드슨이 했으나 막판 '장고 분노의 추적자' 촬영 일정과 겹쳐 하차했고 나머지를 벤 세레신이 찍었다.
기내 모습은 비행기 세트를 만들어 촬영. 여기에 폭발장치를 설치해 수류탄이 터지는 장면을 찍었고, 사람들이 빨려 나가는 장면은 그린스크린으로 촬영.
주연 및 제작을 맡은 브래드 피트. 원작 소설은 좀비전쟁 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아놓은 콜라주형태였으나 영화는 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탐정소설처럼 풀어가는 방식으로 바꿨다. 엔딩도 러시아에 착륙한 일행이 좀비가 추위에 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내용이었으나 제작진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교체했다.
좀비는 1918, 19년에 아이티 사탕수수 농장의 일꾼들을 소개한 책에 처음 등장했다. 강제 노동을 위해 약물에 취하게 만든 농장 일꾼들의 모습이 좀비 같았기 때문. 당시 일꾼들은 뇌의 능력을 대부분 상실한 상태에서 좀비처럼 일을 했다.

월드워 Z 3D(초회한정 렌티큘러) : 블루레이
월드워 Z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