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리브스만 감독의 '타이탄의 분노'(Wrath of The Titans, 2012년)는 영화로서는 실망스럽지만 블루레이 타이틀로서는 볼 만 하다.
반신반인 영웅 페르세우스가 온갖 괴물과 벌이는 사투가 귀청을 찢을 듯한 요란한 음향과 함께 펼쳐지기 때문.
한마디로 볼거리와 화려한 서라운드 음향으로 무장한 작품이다.
전편에 이어 페르세우스가 지옥으로 무대를 옮겨 위기에 처한 제우스 신을 도와 거인족의 크로노스를 무찌르는 내용.
외눈박이 괴물 사이클롭스, 머리가 둘 달린 키메라, 몸뚱이가 둘인 지옥의 마카이 등 희한한 괴물부터 불덩어리 자체인 크로노스까지 기기묘묘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화면을 수놓는다.
여기에 미로처럼 얽혀서 벽들이 사방으로 움직이는 지옥의 감방 타르타로스까지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볼거리는 화려하다.
하지만 문제는 빈약한 내용이다.
그리스신화의 캐릭터들을 인용하긴 했지만 신화적 토대를 따라가지는 않는다.
타이탄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해 천상의 신이 된 제우스가 다시 지하감옥에 갇힌 크로노스에게 위기를 맞는 내용은 재해석이라는 이름을 빌려 신화를 마음대로 뜯어 고쳤다.
신화라는 것이 시대가 흐르면서 조금씩 다르게 전승되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기엔 적절한 소재다.
실제 역사와 달리 왜곡과 변형을 가해도 크게 탓하지 않기 때문.
이 작품도 그런 관점에서 출발해 신들의 위기를 돕는 영웅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렇다 보니 인간과 섞여살며 사랑과 질투, 관용과 복수를 일삼는 너무나 인간적인 그리스 신들의 면모가 퇴색됐다.
영화 속 그리스 신들은 그들만의 권력 게임에 사로잡혀 결코 인간의 곁에서 교훈을 주는 반면교사 역할을 하지 못한다.
유일하게 강조되는 부성애 조차도 권력 싸움의 틈바구니에서 명분을 잃고 표류한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함량미달이지만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음량이 발군이다.
공간을 휘감는 바람소리와 요란한 폭발음 등의 서라운드 효과가 압권이다.
의도적으로 입자를 강조한 영상은 깔끔한 샤프니스 덕에 화질이 좋은 편이다.
부록으로 픽처 인 픽처와 삭제장면, 제작과정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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