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

울프팩 2005. 3. 7. 00:59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림형제의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월트 디즈니(Walt Disney)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Snow White and Seven Dwarfs, 1937)는 영화 사상 최초이자 디즈니가 만든 최초의 장편만화영화다.
1930년대 만화영화는 극장에서 극영화 상영에 앞서 광고를 틀어주듯 8~9분짜리를 상영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따라서 약 1시간 30분에 이르는 이 작품은 당시로서 모험이나 마찬가지였다.
월트 디즈니도 이 작품을 만들어놓고 마음을 졸였으나 개봉 전 시사회에서 많은 관객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는 후문이다.

데이비드 핸드(David Hand가 감독한 이 작품의 특징은 수채화 같은 그림이다.
수백 명 애니메이터들이 달라붙어 그린 그림은 그림책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선이 고운 캐릭터와 풍경, 수채화처럼 은은하게 번지는 색상으로 가득하다.


여기에 뮤지컬처럼 노래가 적절하게 곁들여져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플래티넘 에디션으로 출시된 DVD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물론 최신 애니메이션과 비교하면 포커스도 흔들리고 필름의 지저분한 흔적도 보이지만, 뛰어난 디지털 리마스터링 기술에 힘입어 색과 선이 대부분 복원됐다.
음향 또한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돌비디지털 5.1 채널로 녹음됐다.


서라운드 효과는 약하지만 노래와 배경 음악 등이 끊기거나 음량 변화 없이 깨끗하게 흘러나온다.
안타까운 것은 2번째 디스크의 경우 볼 만한 부록이 잔뜩 들어있는데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동화책 표지로 시작하는 첫 장면은 1930년대 처음 만든 장편 애니메이션의 어색함을 줄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그만큼 정감을 불러일으킨다.
수채화를 보는 것처럼 은은하게 번지는 색이 일품이다. 유럽풍 배경을 위해 디즈니는 유럽까지 날아가 수많은 삽화가들을 만났다.
애니메이터들은 사악한 왕비를 아름다우면서 차가움이 느껴지도록 그렸다.
주인공 백설공주. 공주 목소리는 당시 18세 소녀 애드리아나 카셀로티가 맡았다.
숲 속의 일곱 난쟁이 집. 이 작품은 처음으로 멀티 플레인 기법으로 촬영됐다. 멀티 플레인 기법은 각기 다른 그림을 그린 여러 개 투명판을 겹쳐놓은 뒤 촬영하는 방법으로, 깊이감과 입체감을 준다.
1922년 독일 무성영화 '노스페라투'에서 힌트를 얻은 장면. 뒷면에 커다랗게 비친 그림자가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디즈니는 촛불의 밝기와 그림자의 크기까지 세밀하게 측정해 그림을 그렸다.
디즈니는 1937년 극장 개봉당시 이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을 보고 장편 애니메이션의 성공을 확신, 이후 여러 편을 만들었다.
디즈니는 이 작품으로 193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받았고 흥행 수익으로 디즈니 스튜디오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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