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모음사에서 나온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의 소설 '로리타'를 읽은 것은 우연이었다.
당시 모음사에서 나온 프레드릭 포사이드 소설에 빠져있을 때여서 시리즈를 몽땅 구입했더니 같은 출판사에서 '로리타'를 사은품으로 보내줬다.
그때는 나보코프와 로리타 콤플렉스도 모르던 시절이어서 아무 생각 없이 읽었다.
하지만 두툼한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너무 지루해 괜히 읽었다는 후회가 들었다.
나보코프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세밀한 상황 묘사를 따라갈 만큼 이해의 폭이 깊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소설의 위대함을 깨달은 것은 영화를 보고 나서였다.
'플래시 댄스' '나인 하프 위크'로 유명한 애드리안 라인(Adrian Lyne) 감독이 1997년 만든 '로리타'(Lolita)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로리타'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으나 가장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다.
나보코프 소설에 심취한 라인 감독은 원작의 세밀한 상황 묘사까지 그대로 재현하려고 애를 썼다.
비록 비평에서 큐브릭 감독의 작품만 못하다는 혹평을 받았으나 라인 감독 특유의 느낌이 잘 살아있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으로 출시된 DVD 타이틀은 화질이 좋지 않다.
시종일관 안개가 낀 것처럼 화면이 뿌옇고 탁하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무난한 편.
참고로 표지에 적나라한 정사 장면으로 미국에서 R등급을 받았다고 표시됐으나 DVD 타이틀에 해당 장면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아마도 삭제된 게 아닐까 싶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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