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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2 (블루레이)

울프팩 2018. 1. 27. 11:26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블레이드 2'(Blade 2, 2002년)는 독특한 흡혈귀 영화다.

주인공인 흡혈귀는 지금까지 통념을 깨고 흑인이다.


거기에 사람의 피를 빨지 않고 흡혈귀들을 사냥한다.

흡혈귀 잡는 흡혈귀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시작된 이 시리즈는 1편의 성공에 힘입어 속편이 제작됐는데, 전편의 인기를 뛰어넘는 성공을 거뒀다.


거기에는 델 토로 감독의 공포물과 액션물을 적절히 섞은 구성과 웨슬리 스나입스의 변함없는 탄탄한 액션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내용은 흡혈귀들을 잡아먹는 이색 변종 흡혈귀의 출현에 공포를 느낀 흡혈귀들이 지금까지 자신들의 적이었든 흡혈귀 잡는 흡혈귀, 즉 블레이드에게 구원을 청하는 내용이다.


블레이드는 흡혈귀고 사람이고 가리지 않고 해치는 더 큰 해악인 변종 흡혈귀를 처치하기 위해 차악인 흡혈귀들과 기꺼이 손을 잡는다.

그래서 구성된 것이 바로 블러드 팩, 흡혈귀 특공대다.


마치 '더티 더즌'이나 '개리슨 유격대'를 연상케 하는 흡혈귀 특공대들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뽐낸다.

블레이드를 비롯해 두 개의 쌍검을 기막히게 휘두르는 칼잡이, 마구잡이로 총을 쏴대는 총잡이, 엄청난 괴력을 지닌 철인과 날렵한 무술 실력을 지닌 여전사 등이 참여했다.


델 토로 감독은 특공대 영화의 전형인 개성 강한 구성원들을 만들기 위해 다채로운 조연들을 기용했다.

론 펄만, 견자단, 레오노어 바레라 등이 참여해 캐릭터를 잘 살렸다.


여기에 무술지도와 스턴트 연기에 홍콩 무술스타 견자단이 가세하면서 액션이 화려하게 변모했다.

워낙 격투 연기에 일가견 있는 웨슬리 스나입스는 말할 것도 없고 악당들이 구사하는 화려한 몸동작도 홍콩 무술영화를 방불케 한다.


그만큼 요란한 액션 덕분에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다.

여기까지만 보면 액션물 같지만 델 토로 감독 특유의 컬트 코드가 가미되면서 그로테스크한 공포물의 분위기를 풍긴다.


요란한 나이트 클럽에서 척추를 갈아 끼우는 흡혈귀나 턱이 갈라지며 변형 빨판이 튀어나오는 흡혈귀의 모습 등은 기괴한 공포를 느끼게 만든다.

이를 위해 델 토로 감독은 기존 작품들이 연상되는 이미지도 가리지 않고 차용했다.


변형 흡혈귀의 모습은 '에이리언'을 연상케 하며 견자단의 액션은 이소룡 영화를, 블레이드가 론 펄만의 뺨을 때리며 어르는 장면은 서부극 '튜니티'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그럼에도 단순히 베끼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전체적인 구성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델 토로 감독 스타일로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액션 흡혈귀물의 새로운 분야를 연 작품으로,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다.

안타깝게도 이 작품의 블루레이 타이틀은 국내 출시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3부작으로 나온 트리플 피처셋은 한글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미국판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어두운 장면이 많다 보니 디테일아 살아나지 않는 등 화질이 아주 좋지는 않지만 DVD 타이틀보다 한결 나아졌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우수해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다.


저음도 묵직하게 울린다.

부록으로 DVD 타이틀에 수록된 감독과 제작자 해설, 웨슬리 스나입스와 작가의 해설, 제작과정, 감독 노트북, 음악, 특수효과, 분장 등에 대한 설명 외에 감독 단독 해설, HD 영상으로 수록된 캐릭터 해설 등이 추가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블레이드를 연기한 웨슬리 스나입스. 고속 액션 장면은 80 프레임으로 촬영.

델 토로 감독은 초반 액션 장면을 비디오 게임 '둠'처럼 보이도록 연출했다. 블레이드의 은신처 창고는 체코에 위치한 폐기된 구 소련의 미사일 공장을 활용했다.

델 토로 감독은 흡혈귀 특공대의 유니폼을 일본 애니메이션들에서 영감을 얻어 구상했다.

대부분 장면은 체코 프라하에서 촬영. 제작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마이클 잭슨이 나이트클럽 장면에 출연하려 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

흡혈귀들의 나이트클럽에서 척추를 갈아 끼우는 장면. 기괴하고 무섭다.

견자단이 흡혈귀 특공대 멤버로 출연해 화려한 무술 솜씨를 선보인다.

기괴한 모양의 변종 흡혈귀는 에이리언을 연상케 한다.

웨슬리 스나입스는 음성해설에서 12세 때부터 태권도, 가라데 등의 무술을 배웠고 쿵후를 훈련했다고 밝혔다.

변종 흡혈귀 해부는 실리콘 소재를 이용해 만들었다. 움직이는 심장은 전기장치로 작동한다.

푸른빛의 섬광 폭탄은 만화 '왓치맨'의 닥터 맨해튼에서 영감을 얻었고 리퍼들이 좀비 떼처럼 몰려드는 장면은 SF 소설 '나는 전설이다'를 참조했다.

론 펄만은 극 중 한 번도 선글라스를 벗지 않는다. 영화에 나오는 선글라스는 모두 오클리사 제품이다.

블레이드의 쌍권총은 헥클러&코흐의 USP를 개조했다.

여주인공 역으로 아시아 아르젠토, 크리스타나 로켄, 엘레나 아냐, 로나 미트라도 물망에 올랐다. 로렌 저먼도 같은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블레이드 2
길레르모 델 토로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Blade / Blade 2 / Blade: Trinity (블레이드 트릴로지)(한글무자막)(3Blu-ray)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