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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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즉시공(블루레이)

울프팩 2019. 6. 19. 19:09

윤제균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색즉시공'(2002년)은 청춘들의 성담론을 다룬 최고의 섹스 코미디다.

걸판진 육담이 오가는 상황을 능청스러운 대사와 연기를 통해 끊임없이 폭소가 터지게 만든다.


무엇보다 윤제균 감독 특유의 재치있는 유머들이 빛을 발했다.

컴퓨터의 윈도를 닫으라는 조언에 유리창을 닫는 아저씨 유머도 있지만 임창정이 무스가 없어서 머리에 딸기잼을 바르고 나갔다가 벌어지는 상황은 억지로 웃기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한다.


특히 압권은 임창정의 코믹 연기다.

좀 어눌해 보이면서 주눅든 청년의 촌스러운 모습을 아주 능청스럽게 연기했다.


임창정은 '공모자들'처럼 무겁고 진지한 연기도 잘하지만 '시실리 2km'나 이 작품처럼 코미디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난다.

이 작품은 임창정표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 작품이다.


특히 하지원과 아주 환상의 궁합을 보여줬다.

나중에 두 사람은 '1번가의 기적'에서도 연기 호흡이 척척 들어 맞았다.


이 작품 속 유머는 시대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대학가 동아리의 신입생 환영회에서 벌어지는 군기 문화나 당시 젊은이들의 사랑과 성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그린 장면들은 유쾌하면서도 안스럽고 슬픈 부분들이 있다.


자주 터지는 웃음 속에 슬픈 장면을 집어넣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하면 감정의 흐름이 끊기거나 어설프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웃기고 울리는 감정의 완급을 적절하게 조절했다.
그만큼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윤 감독의 재능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윤곽선이 두텁고 필름의 잡티도 간간히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은 화질이다.

DTS HD MA 5.1 채널은 지원하는 음향은 사운드가 요란하다.


채널별로 크게 울리는 사운드가 약간 인위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 감독과 출연진의 음성해설 등 2종류의 음성해설이 들어있으며 삭제장면, 제작과정, 배우 인터뷰 등이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신입생들이 동아리 환영회에서 온갖 이물질을 섞은 환영주를 마시는 대학가 군기 문화도 등장.

이 작품은 윤제균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이 장면을 보면 대학시절이 생각난다. 실제로 남학생들 자취방이나 하숙집은 이 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장면은 실제 쥐로 촬영했다. 물론 임창정 입에 들어간 쥐도 살아있는 쥐였다.

여배우들의 유머러스한 연기 또한 웃음에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특히 신이의 코믹 사투리 연기가 빛을 발했다.

이 영화에는 윤 감독의 추억이 상당부분 녹아있다. 정액으로 계란후라이를 만드는 장면과 쥐약묻은 빵을 먹는 장면은 윤 감독 후배의 실제 에피소드란다.

최성국이 동아리 선배로 등장. 그는 이 작품 덕분에 중국에서 한류 스타가 됐다.

재기발랄한 영상과 톡톡 튀는 대사가 돋보인 이 작품은 당시 480만명이 관람했다. 당시로서는 꽤 성공한 성적표다.

제작진은 원래 하지원이 연기한 여주인공 역할을 김희선에게 먼저 제안했다. 그러나 김희선이 고사했다.

배우들은 에어로빅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4~5개월을 연습했다. 위, 아래 검은 타이즈를 입은 배우는 '두사부일체'에 여성스런 남학생으로 나온 이대학이다. 그는 나중에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하고 이시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안좋은 소문에 휘말려 공백기를 가졌던 진재영은 이 작품으로 4년 만에 복귀했다. 그래서 그런지 몸을 아끼지 않았다.

브레드의 'if'가 주제가처럼 삽입이 됐다. 좀 뜬금없다는 느낌이다.

좋아하는 여학생이 속상해 하자 이를 달래기 위해 차력시범을 보이는 임창정. 이 작품에서 임창정은 배꼽을 잡게 만든다.

임창정의 팬티 부분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팬티 속에 인공성기를 넣어서 크게 보이는 것. 남창희가 멍청한 도둑으로 출연.

좋아하는 여자앞에서 타이밍이 안맞을 때가 가장 속상할 듯. '두사부일체'를 윤 감독의 두사부필름에서 제작.

무스가 없어서 머리에 대신 딸기잼을 바르고 나갔다가 파리가 꼬이는 상황은 다시 봐도 웃기고 재미있다.

임창정 역시 차력연기를 실제로 했다. 깨진 병 위에 아무것도 대지않은 맨 몸으로 눕고 블럭을 올려놓은 후 실제 망치로 내려쳤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이 작품이 정식 개봉하지 않았으나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보면서 크게 성공했다. 그 바람에 중국에서는 8편까지 시리즈로 제작됐고 최성국 함소원 등이 졸지에 한류 스타가 됐다.

공교롭게 벌어지는 상황들이 폭소를 자아낸다. 이 작품에 출연한 유채영은 암 투병 끝에 2014년 사망했다.

색즉시공
윤제균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색즉시공 (1Disc 풀슬립 700장 넘버링 한정판)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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