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핸콕

울프팩 2008. 7. 6. 20:22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듯이, 영웅이라고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꼭 별난 유니폼에 정의감으로 뭉친 도덕적인 남자 또는 여자들이 슈퍼 영웅의 전부는 아니다.

피터 버그 감독의 '핸콕'(Hancock, 2008년)이 바로 그 별난 영웅이다.
대낮부터 낮술에 쩔어있고, 마음에 안들면 무조건 날아올라 들이받거나 걷어차고 때려부수기 일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영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핸콕은 개의치 않는다.
세상을 살아가야하니 어쩔 수 없지 않냐는 투다.

마치 핸콕을 보면 일상사에 찌든 샐러리맨을 보는 것 같다.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술 한 잔으로 풀 듯, 핸콕은 범죄를 해결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낮술과 거리낌없는 욕설로 해결한다.

그런 점에서 별나기는 해도 속이 후련하다.
스트레스를 저렇게 풀 수 있다면 얼마나 시원할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

여기까지는 기존 슈퍼 영웅과 확실한 차별화로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영화가 망가지기 시작한다.

악동 짓에 싫증이 났는 지 핸콕이 개과천선하기 시작한 것.
그러면서 영화는 핸콕이 달라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고민 등 문제점을 뻔한 방식으로 해결하는데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반전과 의외의 요소가 발견되기도 하지만 너무 뜬금없다.
어찌보면 '하이랜더'와 '엑스맨'의 요소를 뒤섞은 듯한 후반부는 그래서 소리만 요란할 뿐, 공감이 가지 않는다.

왜 괜찮은 주인공을 이렇게 망가뜨렸을까.
표정 하나만으로도 제 역할을 똑 떨어지게 해낸 윌 스미스의 연기가 안타까울 뿐이다.
확실히 피터 버그 감독은 '킹덤'에서도 그랬듯이 뒷심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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