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모(장이머우) 감독은 '영웅' 이후 작품들로 정치색 논란에 휩싸였지만 이전 작품들에선 인간성 탐구라는 주제를 중국 전통문화와 훌륭하게 접목시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두'(菊豆, 1990년)도 그런 작품이다. 내용은 1920년대 염색공방의 늙은 주인이 대를 잇기 위해 헐값에 사들인 젊은 처자 국두의 삶을 다뤘다. 늙은 남편의 성적 학대 속에 힘든 나날을 보내던 국두는 남편이 중풍으로 쓰러지자 염색공방에서 일하던 젊은 일꾼과 사랑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태어난 염색공방의 대를 이을 아들은 남편이 아닌 일꾼의 아이다. 정작 국두는 모든 것을 접고 일꾼과 사랑에 빠지고 싶지만 철저한 유교적 가풍과 관습에 억눌려 이를 숨긴채 살아간다. 그 바람에 두 사람은 아슬아슬하면서도 가슴아픈 사랑을 이어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