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금성무 7

명장

진가신 감독의 '명장'(The Warlords, 2007년)은 무협영화가 아니다. 형태는 무술 영화의 틀을 따랐지만 본질은 전쟁터에서 피어난 남녀의 사랑과 의리를 다룬 드라마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진 감독은 '첨밀밀' '금지옥엽' 등 주로 러브 스토리를 찍었다. '명장'은 그가 처음으로 도전한 무협영화다. 진 감독은 자신의 한계를 잘 알았기에 초식에 의존한 정통 무술보다는 전쟁터에서 복잡하게 얽히는 실전 격투기에 초점을 맞췄다. 액션은 '영웅' '연인' 등에서 현란한 무술 연출을 선보인 유명한 정소동 무술 감독이 맡았기에, 박진감 넘친다. 여기에 '울트라 바이올렛' '황비홍' 등을 촬영한 황악태 촬영 감독이 카메라를 잡았고,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등 중화권을 대표하는 세 배우가 주연을 맡아서 영..

연인

장예모 감독의 '연인'(2004년)은 무협물의 탈을 쓴 애정물이다. 비록 외형은 칼과 권법이 난무하는 무술영화지만 내면은 등장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애정비사다. 그런 점에서 '연인'은 그의 전작인 '영웅'과 짝을 이루는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무협영화의 틀을 지녔지만 무술은 주제인 협(俠)과 사랑을 부각시키기 위한 소도구일뿐 본질은 아니다. 특히 '연인'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하다. '영웅'은 무술의 대가인 이연걸이 나와 실감나는 무술 실력을 과시하지만 '연인'은 와이어 액션에 의존하는 판타지에 가까운 무술을 선보인다. 이처럼 장 감독이 이번 작품에서 유달리 사랑에 집착하다보니 더러 '연인'을 무술은 없고 로맨스만 남은 애정극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 같은 비판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 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