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가면을 벗듯 얼굴 가죽을 떼어내 새 사람으로 변신하는 내용의 '페이스 오프'(Face off, 1997년)는 오우삼(吳宇森) 감독 다운 발상이다. 그렇지만 성형 수술로 신분을 바꾸는 발상은 독창적 아이디어는 아니고 1960년대 영화 'Seconds'에서 소재를 빌려왔다.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와 니콜라스 케이지(Nicolas Cage)가 졸지에 얼굴이 바뀌는 형사와 범죄자 역할을 맡아 다중인격 같은 1인 2역 연기를 펼쳤다. 영화는 펄럭이는 롱코트, 쌍권총, 날아오르는 비둘기와 종교적 상징물, 그리고 총알이 보일 만큼 느린 액션 등 오우삼의 홍콩 영화 '영웅본색' '첩혈쌍웅'에서 익히 본 코드들로 가득하다. 우리에게 낯익은 그림들이지만 미국 사람들은 색다른 풍경이어서 이 작품에 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