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다큐멘터리 39

온 더 로드, 투

'온 더 로드, 투'는 윤도현 밴드의 유럽투어를 담은 뮤직 다큐멘터리다. 단순히 공연 실황만 수록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3월22일부터 4월17일까지 영국 런던, 네델란드 헬몬트,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 이탈리아 밀라노 등 4개국 7개 도시를 순회한 윤도현 밴드의 유럽 투어 여정이 2장의 디스크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감독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공동감독한 김태용. 그는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투어 버스에서 생활하는 윤도현 밴드와 함께 지내며 고생담을 담백하게 담았다. 특별한 연출없이 솔직한 모습을 담은 것은 좋았으나, 국내 밴드의 유럽투어가 흔한 일이 아닌 만큼 구성작가를 동원해 해설을 곁들였더라면 여러 사람에게 좀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 디스크에는 2005년 4월 ..

의지의 승리

독일의 여류감독 레니 리펜슈탈이 만든 '의지의 승리'(Triumph of The Will, 1935년)는 프로파간다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34년 9월5일 독일 뉘른베르크시에서 열린 나치 전당대회를 담은 1시간 50분 분량의 기록물이다. 리펜슈탈은 교차편집과 대비되는 앵글, 음악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영상 등을 이용해 제목 그대로 강인한 나치의 의지와 이를 바라보는 독일 국민들의 기대를 절묘하게 담았다. 내용을 떠나 그림만으로 보는 이를 격동시키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기대와 벅찬 환희 등을 절로 느낄 수 있다. 그 바람에 리펜슈탈은 히틀러와 괴벨스 생전에 총애를 받아 2차 세계대전후 전범 재판을 받고 수용소 생활을 하기도 했다. 1952년 풀려난 그는 일반 극영화를 만들기도 했으..

위대한 모험 펭귄

뤽 자케(Luc Jacquet) 감독의 '위대한 모험 펭귄'(March of the Penguins, 2005년)은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제작진은 1시간 20분의 영상을 위해 혹한의 남극에서 1년이 넘는 기간을 촬영했다. 덕분에 일반 동물 관련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펭귄의 신비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펭귄과 똑같은 눈높이에서 촬영한 영상은 참으로 집요하고 차분하다. 섬세한 털 하나하나까지 보이는 클로즈업은 숨이 막힐 만큼 아름답다. 특히 이 작품을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에밀리 시몽(Emilie Simon)의 음악이다. 이 작품으로 영화음악을 처음 담당한 그는 마이클 올드필드를 연상케 하는 신비한 음색의 연주로 다큐멘터리에 애잔한 감정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85 대..

슈퍼 사이즈 미

한 달 동안 하루 세끼 식사를 햄버거로만 때우면 어떻게 될까? 결과는 체중이 11kg 불어나고 콜레스테롤과 나트륨 수치가 과도하게 올라간다. 모건 스펄록(Morgan Spurlock) 감독은 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 미'(Super Size Me)를 통해 이를 몸소 실험했다. 제목의 슈퍼 사이즈는 맥도널드의 대형 세트 메뉴 이름. 그는 의사들과 상담을 통해 사전 건강검진을 마친 후 한 달 동안 맥도널드 햄버거로만 식사를 해결했다. 한 달 후 결과는 참담했다. 그는 작품 속에서 "눈앞이 노랗고 움직일 때 힘들다"는 말로 표현했지만 의사는 "죽을 수도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한다. 작품 속에 드러난 스펄록의 한 달은 의사의 경고가 수긍이 갈 만큼 끔찍하다. 커다란 '슈퍼 사이즈' 햄버거 세트를 먹다가 지쳐서..

영화 200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