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만화가 레이몬드 브릭스(Raymond Briggs)의 '꿈과 사랑이 담긴 나라로의 초대'라는 그림책(사실은 글이 전혀 없는 만화)을 영상으로 옮긴 '스노우맨'(The Snow Man, 1982년)은 두고두고 볼 만한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다. 1992년 51세로 사망한 다이앤 잭슨(Dianne Jackson)이 감독한 이 작품은 모든 그림을 색연필로 그렸다. 따라서 연필의 움직임과 종이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나 움직이는 동화책을 보는 느낌이다. 이 같은 그림은 원작자 브릭스의 캐릭터가 주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여기에 하워드 블레이크(Howard Blake)의 서정적 음악이 더해져 애니메이션사에 길이 남는 걸작이 됐다. 처음에는 만화책에서 브릭스의 그림을 모두 오려내 종이에 붙인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