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루마니아 2

블룸형제 사기단(블루레이)

많은 사람들이 사기극 영화를 보면서 기대하는 것은 '유주얼 서스펙트' 같은 반전이다. 그러려면 시나리오도 탄탄해야 하고 감독의 연출이 짜임새 있어야 하며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본격 사기극을 표방한 라이언 존슨 감독의 '블룸형제 사기단'(The Brothers Bloom, 2008년)은 여러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우선 전 세계 상위 1% 안에 드는 백만장자만 노린다는 블룸형제의 사기극이 그다지 치밀하지 못하다. 할리우드 액션 같은 눈속임과 특수효과 만으로 엄청난 부를 누리는 백만장자를 속인다는 설정 자체가 너무 어수룩하다. 아마 영화 속 등장하는 순진무구한 석유재벌 상속녀인 페넬로페(레이첼 와이즈) 정도나 속을까, 닳고 닳은 상술로 무장한 백만장자들이 자신의 부를 그렇게 어설픈..

햇필드와 맥코이 (블루레이)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미국에서 햇필드와 맥코이 사건은 널리 알려져 있다. 남북전쟁 및 벌목 관련 이권을 둘러싸고 반목한 두 집안이 1880년부터 1920년까지 몇 십년에 걸쳐 싸운 이야기로, 어찌나 싸움이 심했던 지 두 집 안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물론이고 영어사전에도 올라 있다. 이를 케빈 코스트너가 제작, 주연을 맡고 케빈 레이놀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3부작 TV 미니시리즈로 만든 작품이 '햇필드 앤 맥코이'(Hatfields & McCoys, 2012년)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히스토리채널에서 지난해 방영해 2012년 케이블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닐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3부작은 1,430만 가구가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실제 사건은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이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