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닐라 2

마스터(블루레이)

2008년 발생한 조희팔 사건은 희대의 사기사건이었다. 그는 비싼 의료기기를 구입해 빌려주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아 돈을 들고 튀었다. 그가 사기를 쳐서 갖고 사라진 돈이 자그마치 약 5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만 3만 명이 넘었고 10여 명이 자살하는 등 사회적 여파가 큰 사건이었다. 압권은 2012년 국내에 전해진 그의 사망소식이다. 중국으로 달아난 조희팔이 성형 수술을 하고 숨어 다니다가 2011년 말 돌연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의 유족들은 원한을 가진 사람들이 그를 살해했다며 장례식 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장례식 영상에 의심을 품은 사람들은 사망 소식조차 조작으로 봤다. 실제로 유골의 유전자(DNA) 감식을 시도했으나 화장을 해버린..

본 레거시 (블루레이)

로버트 러들럼의 원작 소설 '본' 3부작은 영화로 만들기 힘든 작품이다. 세부 묘사가 뛰어나 마치 사진을 보는 것처럼 눈 앞에 정경이 훤히 떠오르게 만드는 프레드릭 포사이드와 달리 로버트 러들럼이나 이안 플레밍은 그렇게 정교한 작가가 아니다. 그만큼 기본적 플롯 외에 액션은 감독이 메꿔야 한다. 따라서 로버트 러들럼이나 이안 플레밍의 소설은 재능있는 감독에게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감독에게는 재앙일 수 있다. 다행히 '본 아이덴티티'를 만든 더그 라이만 감독이나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훌륭한 액션 연출로 원작 소설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 소설을 들춰보면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두 감독은 영화를 훌륭하게 재창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