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블 18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블루레이)

제임스 건 감독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 2014년)는 마블 시리즈 중에서 독특한 작품이다. 마블이 낳은 초영웅들인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은 '어벤저스'라는 이름으로 묶여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어벤저스'와 시간 및 공간을 공유하지 않고 따로 떨어져 있다. 내용은 먼 미래에 우주를 떠도는 무리들이 악에 맞서는 이야기다. 무리를 짓는 방식은 어벤저스 스타일이지만 면면은 다르다. 어벤저스의 초영웅들과 달리 좀도둑, 암살자, 지명수배범 등 우주의 하류 인생들이 뭉쳤다. 더불어 저마다 개성이 강한 주특기를 살려 하나의 축구팀처럼 팀 플레이를 펼친다. 이 과정에 서로 티격태격하며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깨알같은 재미를..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블루레이)

어려서 아이들과 곧잘 입씨름 했던 주제 중 하나가 "600만불 사나이와 원더우먼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슈퍼맨과 배트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등이었다. 한 번도 지는 모습을 본 적 없는 우리들의 영웅끼리 맞붙었을 때 승패는 철 없는 아이들에게 꽤나 흥미진진한 주제였다. 미국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등은 이 같은 궁금증에 부합하는 작품이다. 만화책 속의 초영웅들이 무더기로 등장해 서로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인다. 슈퍼맨과 배트맨이 맞붙고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주먹을 나누는 장면은 설정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그런 점에서 '저스티스 리그'와 '시빌 워'는 닮은 꼴이다. 다만 저스티스 리그의 영웅들은 DC코믹스, 시빌 워의 영웅들은 마블 등..

엑스맨 (블루레이)

스탠 리가 이야기를 만들고 잭 커비가 그림을 그린 만화 시리즈 '엑스맨'은 나와 다른 존재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다. 작품 속 돌연변이라는 가상의 존재들은 다른 피부, 인종, 국적을 지난 사람들을 대신한다. 비단 이런 조건 뿐 아니라 성소수자, 장애인, 소외계층 등 사회적 약자일 수도 있다. 과연 이들이 우리 사회 속에서 얼마나 동등한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는 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물론 이런 작품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흑인 민권운동과 히피즘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와 다인종 다민족 국가의 연합이라는 미국의 특수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과연 원작 만화가 던진 질문과 날카로운 비판적 시선이 1960년대 과거의 유물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여전히 21세기에..

빅 히어로 (블루레이)

일본의 마징가Z와 여기 영향을 받은 로보트 태권V로 대표되는 1970년대 흑백TV와 극장에서 만난 로봇물들은 특징이 있었다. 높은 건물만한 로봇 몸체 안에 사람이 비행체를 타고 결합해 조종하고, 거대한 주먹을 미사일처럼 발사해 적을 쓰러 트렸다. 한마디로 사람이 조종대로 움직이는 기계에 가깝다. 하지만 1990년대 등장한 '자이언트 로보'나 '아이언 자이언트' 등 일본과 미국 로봇물들은 성격이 다르다. 이들은 화려한 기능은 없지만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정해진 원칙에 따라 움직이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기계라기 보다 친구에 가까운 개념이다. 월트디즈니가 마블과 손잡고 내놓은 '빅 히어로'(Big Hero 6, 2014년)는 작품의 배경이 된 동,서양의 만남 못지 않게 1970..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블루레이)

미국은 제 2차 세계대전 직후 '페이퍼클립'이라는 작전을 실시한다. 중앙정보국(CIA)의 전신인 전략첩보국(OSS)이 추진한 이 작전은 나치 독일의 과학자, 기술자, 의사 등을 미국으로 데려오는 작전이다. 여기에는 순수한 학자들도 있었지만 나치 독일에 적극 협력한 부역자들도 있었고 심지어 자발적 나치 당원과 친위대원, 악질적인 고문기술자들도 있었다. 볼리비아에서 체 게바라 추적에 일조한 클라우스 바르비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거의 전범급 인물들이다보니 버젓이 미국으로 데려오는게 쉽지 않아서, 몰래 빼내오기 위한 신분 세탁이 필요했다. 그래서 새로 만든 경력을 끼워 넣는다는 의미의 페이퍼클립이라는 작전명이 붙었고, 몰래 데려와야 해서 오버캐스트 작전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때 미국이 데려온 폰 브라운과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