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틴 브레스트 2

비버리 힐스 캅(블루레이)

마틴 브레스트 감독의 영화 '비버리 힐스 캅'(Beverly Hills Cop, 1984년)을 보지 못한 사람들도 해롤드 펠타마이어가 작곡한 주제곡은 많이들 안다. 통통 튀는 신디사이저 멜로디는 TV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정작 영화보다 더 유명하다. 제작사나 제작진은 디트로이트 경찰인 주인공 액셀 폴리(에디 머피)가 친구를 살해한 범인을 잡기 위해 엉뚱하게 비버리 힐스로 날아가 설치고 다니는 내용의 이 작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지금은 고인이 된 제작자 돈 심슨이 우연히 비버리 힐스의 경찰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가 영화 제의를 했고 '그래, 그럼 한 번 해보지' 하는 심정으로 제작진이 만든 작품이다. 원래 대본은 액션과 코미디가 적당히 섞인 가벼운 오락물이었다. 그런데 ..

여인의 향기 (블루레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서, 이제는 쓸모없는 존재가 돼버렸다는 자각만큼 사람을 절망시키는 것은 없다. 사고로 장님이 된 퇴역한 육군 중령은 절망의 끝을 봤다.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 그는 자존심 하나로 버텼지만 그마저도 종이장처럼 구겨지자 자살을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그와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가족이 아닌 간병인 역할을 하게 된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이다. 집안이 어려운 고등학생도 다를 바 없다. 친구의 못된 장난을 밀고하지 않은 탓에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진학할 기회를 날릴 위기에 처해 있다. 그렇게 절망의 끝에 선 두 사람이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그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과정이자 새로운 삶의 출발점이 된다. 마틴 브레스트 감독은 '여인의 향기'(Scent of a W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