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메릴 스트립 9

프레리 홈 컴패니언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이단아로 꼽히던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그만의 연출 스타일이 있다. 여러 배우들이 우루루 몰려나와 연기의 합을 이루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식이다. 앙상블영화로 불리던 알트만 스타일을 고집했던 이유는 "한 장소에 인간들을 몰아넣고 기다리면 저절이 상황이 벌어진다"고 믿었기 때문. 이 같은 그의 스타일을 확연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유작인 '프레리 홈 컴패니언'(A Prairie Home Companion, 2006년)이다. 심장 이식수술을 받고 81세라는 고령에 이 작품을 만든 알트만은 그해 11월 암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이 영화는 실제 진행 중인 라디오 생방송을 소재로 삼았다. 극중 진행자로 나오는 게리슨 케일러가 1974년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시작한 동명의 라디오쇼는 40년..

맘마미아 (블루레이)

인생에 있어서 해보지 않은 것을 하는게 모험이라면 사랑은 가장 큰 모험이다. 그런 점에서 필리다 로이드 감독의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Mamma Mia, 2008년)는 가장 큰 모험을 다루고 있다. 결혼식을 앞둔 소피가 아버지를 찾기 위해 세 남자를 그리스 섬에 초대하면서 소피와 그의 엄마, 친구들은 뒤늦게 사랑을 찾으며 인생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 영화의 묘미는 역시 아바의 노래다. 1970년대를 풍미한 아바의 주옥같은 노래들을 이야기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배열한 솜씨가 돋보인다. 널리 알려진 배우들이 다시 부르는 노래를 듣는 재미와 그리스의 수려한 풍광은 원작 뮤지컬에서는 맛보기 힘든 영화만의 매력이다. 특히 엄마 도나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 딸 소피 역의 아만다 세이프리드의 노래 솜씨가 들..

맘마미아

아바를 처음 안 것은 중학교 2학년때인 1981년이었다. 당시 가장 친했던 같은 반 친구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며 들어보라고 카세트 테이프를 건넸다. 그때는 국내에 CD가 나오기 전이어서 LP와 카세트 테이프가 전부였다. 그 친구가 건넨 음반이 바로 아바의 걸작 음반 '슈퍼 트루퍼'였다. 그 친구는 'Andante Andante'를 가장 좋아했지만 그 음반에는 'Super Trouper'부터 시작해서 'The Winner Takes It All' 'Happy New Year' 'Our Last Summer' 'Lay All Your Love On Me' 등 히트곡들이 줄줄이 들어 있었다. 그렇게 해서 아바의 팬이 된 이후 그들의 노래를 참 열심히 들었다. 그게 벌써 27년전 기억이다. 필리다 로이..

영화 2008.09.22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데이빗 프랭클 감독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 2006년)는 명품에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그렸다. 단순히 명품족을 떠나 명품을 찾는 사람들을 겨냥한 산업과 이를 알리는 사람들의 세계를 다룬 작품이다. 온갖 명품이 등장하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큼 반가울 수 있다. 내용은 사회초년병인 안드리아(앤 해서웨이)가 세계 최고의 패션잡지 편집장인 미란다(메릴 스트립)의 비서가 돼서 혹독한 직장생활을 경험하는 이야기다. 안드리아는 명품으로 치장하며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 생활을 하지만 개인의 꿈과 이상을 희생해가면서까지 성공을 향해 치달아야 하는지 회의감을 갖는다. 비단 안드리아 뿐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배우는 것은 결국 정치가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