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몰타 12

컷스로트 아일랜드 (블루레이)

레니 할린의 대작 영화 '컷스로트 아일랜드'(Cutthroat Island, 1995년)는 출발부터 재앙이었다. 각본이 제때 못나와 촬영 중 옆에서 각본을 썼으며, 촬영 직전 남자 주인공을 맡은 마이클 더글라스가 그만둬 새로 배우를 구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촬영 감독 올리버 우드는 발목을 다쳐 촬영 1주만에 피터 레비로 교체됐다. 할린 감독이 촬영 보조를 교체하자 그를 따라 12명의 촬영 스탭이 줄줄이 그만뒀다. 하지만 그만 둘 수는 없었다. 이 작품에 제작사인 캐롤코의 생명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람보' '터미네이터2' '클리프행어' '원초적 본능' 등 히트작품을 줄줄이 만든 캐롤코는 1993년 큰 돈을 들인 '슈퍼마리오'가 망하면서 파산 일보 직전으로 몰렸다. 캐롤코는 이 작품에 모든 것을 걸고..

트로이

볼프강 페터젠(Wolfgang Petersen) 감독의 '트로이'(Troy, 2004년)는 극장 개봉 당시 여자들이 좋아했던 작품이다. 아킬레스로 나온 브래드 피트(Brad Pitt)를 비롯해 헥토르를 연기한 에릭 바나(Eric Bana), 패리스 역의 올랜도 블룸(Orlando Bloom) 등 잘 생긴 남자 배우들이 웃통을 훌렁 벗고 등장하기 때문. 반면 남자들에게는 여러 가지로 안타까운 영화다. 일단 그렇고 그런 액션 때문에 2시간 40분이 지루했고, 신들의 분노와 질투가 빚어낸 전쟁이 신을 배제한 인간들의 이야기로 둔갑하다 보니 여러 모로 원작과 다른 김 빠진 분위기를 연출했다. 거기에 싸움의 원인이 된 트로이의 헬렌(다이안 크루거 Diane Kruger) 등 여배우들이 전쟁을 일으킬 만한 미모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