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미후네 토시로 7

요짐보

'요짐보'(Yojimbo, 1961년)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며 재미있는 영화다. 아울러 그가 얼마나 위대하며 독창적인 감독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걸작이다. 이야기는 두 악의 세력이 장악한 마을에 떠돌이 무사가 흘러 들어오며 시작된다. 뛰어난 칼솜씨와 지략을 가진 무사는 경호원(요짐보) 일을 하며 밥벌이를 하지만, 악의 세력으로부터 마을을 구하기 위해 양쪽을 이간질 한다. 소위 악으로 악을 척결하는 이이제이 작전이다. 그만큼 양 쪽을 왔다갔다하며 벌이는 무사의 활약상이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탄탄한 이야기와 개성강한 캐릭터, 마치 서부극을 연상케 하는 황량한 풍경과 음악 등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아우러져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특히 일본을 대표하는 사무라이 영..

레드 선

테렌스 영 감독의 '레드 선'은 참으로 독특한 서부극이다. 친선대사로 미국을 찾은 사무라이가 일본 왕이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칼을 강도들에게 빼앗긴 뒤 이를 되찾는 내용이다. 사무라이는 악당들의 총에 맞서 긴 칼과 표창을 휘두른다. 칼과 총 만남 만큼이나 이색적인 것은 배우들의 조합이다. 찰스 브론슨, 알랑 들롱, 미후네 토시로, 우르술라 안드레스 등 동서양의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특히 알랑 들롱의 악역이 인상적이다. 꼭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이병헌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 작품을 찍은 테렌스 영 감독은 최초의 007 시리즈인 '살인번호' '007 위기일발' '007 썬더볼' 등 여러 편의 007을 만든 액션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다. 덕분에 어색할 것 같은 사무라이와 총잡이의 만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