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바이러스 2

서던리치 소멸의 땅(블루레이)

모르는 상대에 대한 두려움은 배가 된다. 자고로 공포란 무지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하물며 상대가 보이지 않는다면 더더욱 무서울 수밖에 없다. 모든 공포영화와 외계 생명체를 다룬 SF영화들은 이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차이가 있다면 그 존재가 가공할 만큼 크거나 아예 보이지 않게 작다는 정도.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서던 리치 소멸의 땅'(Annihilation, 2018년)에 등장하는 적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 속 외계 생명체는 바이러스와 흡사하다. 어느 날 바닷가 숲 속에 벼락 치듯 찾아온 외계 생명체는 숙주가 될 생명체에 침입해 세포를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처럼 숙주의 세포를 복제하고 변이를 일으킨다. 그 모습이 때로는 기이하고 때로는 끔찍하다. 마치 사람이 되려다 그..

컨테이젼(블루레이)

홍콩 출장을 다녀온 미국 여인이 열이 나면서 기침을 한다. 결국 고열에 몸을 가누지 못한 여인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미처 손 쓸 겨를도 없이 남편과 자식을 남겨둔 채 숨을 거두고 만다. 같은 시기 영국과 일본, 홍콩 등에서도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한다. 어떤 사람은 버스 안에서 자는 듯 조용히 숨을 거두고 누구는 호텔 욕실 안에서, 누구는 길거리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최후를 맞는다. 사람들은 급속도로 세계를 휩쓰는 신종 플루 전염병에 속수무책이다. 병원에서는 치료는커녕 감염 원인조차 모른다. 급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보건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다. 급기야 시카고 등 주요 도시가 봉쇄되고 사람들의 이동이 금지된다. 미국 대통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