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베를린 13

이퀼리브리엄 (블루레이)

커트 위머 감독의 액션은 참 스타일리시하다. '이퀼리브리엄'이 그랬고 '울트라 바이올렛' '솔트' 등 그가 만든 액션물들은 그만의 개성이 어린 댄스같은 액션이 특징이다. 그 중에서 단연 압권은 감독 데뷔작인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 2002년)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독창적 아이디어로 직접 만든 '건 카타'라는 액션을 선보였다. 건 카타는 쉽게 말해 총을 손의 연장으로 보고, 칼처럼 휘두르는 기술이다. 총으로 사람을 때리기도 하고, 여러 명이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도 바짝 붙어서 순식간에 쓰러뜨린다. 총을 손의 연장으로 본 것은 그의 독특한 시각이지만, 기관총처럼 총알을 퍼부어대는 쌍권총과 슬로모션 액션은 홍콩 느와르의 영향으로 보인다. 흥행에선 그다지 재미를 못봤지만 건 카타 덕분에 마니..

캬바레

1973년에 개최된 제 45 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쟁쟁한 작품들이 맞붙어 화제가 됐다. 설명이 필요없는 '대부', 뛰어난 재난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 위대한 찰리 채플린의 작품' 라임라이트', 그리고 뮤지컬 영화 '카바레'(Cabaret, 국내 개봉제목은 '캬바레')가 모두 72년에 개봉했다. 그 중 최고의 관심사는 작품, 감독, 남우주연,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대부'였다. 그런데 결과는 의외였다. '대부'는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말론 브란도), 각색상(마리아 푸조) 등 3개 부문 수상에 그치고, '카바레'가 무려 8개 부문을 휩쓸었다. 라이자 미넬리의 연기가 워낙 뛰어난 만큼 여우주연상 수상은 당연한 것이고, 조엘 그레이가 '대부'의 알 파치노를 누르고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밥 포시 감독도 코폴..

작전명 발키리 (블루레이)

폰 슈타우펜베르그 대령이 1944년 7월20일에 시도한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은 독일군 내에서 일어난 레지스탕스 운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그들은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히틀러는 롬멜 장군 등 음모에 가담한 장군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독일군은 보복이 두려워 히틀러 앞에서 바른 소리를 하지 못했다. 결국 그런 분위기가 독일의 패망에 일조를 한 셈이다. 무의미한 역사적 가정이지만, 만약 슈타우펜베르그의 암살 시도가 성공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전후 독일은 분단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전쟁이 더 빨리 끝났을 수도 있다.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을 만든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역사적인 7.20 사건을 '작전명 발키리'(Valkyrie, 2008년)라는 영화로 만들었다. 비교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