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송영창 12

아저씨

이정범 감독의 영화 '아저씨'는 한국판 '레옹'같은 작품이다. 마약에 얽힌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소녀가 위기에 빠지자 이름 모를 이웃집 아저씨가 구하러 나서는 설정이 레옹을 연상시킨다. 주인공 차태식(원빈)도 직업만 다를 뿐 레옹 못지 않은 최고의 살인기술을 지닌 전문가다. 악당들 또한 레옹의 게리 올드만처럼 냉혹 그 자체로 똘똘 뭉쳐있다. 대신 이 영화는 한국적 액션과 원빈이라는 꽃미남 스타로 승부를 걸었다. 날랜 몸놀림과 전광석화 같은 칼부림은 덩치 큰 레옹이 따라오기에는 무리다. 무엇보다 실감나는 액션이 이 작품의 백미. 칼 한 자루 또는 맨 주먹으로 원빈이 펼치는 액션은 눈이 따라가기 힘들 만큼 현란하다. 특히 막판 결투 장면은 숨조차 제대로 못 쉴 만큼 몰아치는 긴장감이 일품이다. 당초 잔혹하다..

영화 2010.08.07

박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그런 작품이다. 박 감독이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공동경비구역 JSA' 등 전작들에서 보여준 연출력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칸 영화제 진출 소식과 박 감독이 스스로 자신의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사람마다 갈리겠지만 전작들에서 보여준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짜임새 있는 화면 구성 등을 이 작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쓰리'도 그랬지만, 약간 비현실적인 판타지풍이 박 감독과 잘 안맞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영화는 철저한 이중성을 이야기한다. 성직자이면서 악마의 상징인 흡혈귀로 살아가는 남자와 성적 욕망에 몸부림치..

영화 2009.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