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스탈린그라드 2

에너미 앳 더 게이트(블루레이)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에너미 앳 더 게이트'(Enemy At The Gates, 2001년)는 저격 영화의 정수 같은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구 소련군의 저격수였던 실존 인물 바실리 자이체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15년 첼라빈스크주 에라노마치에서 태어난 자이체프는 우랄 산맥의 산속에서 자라며 어려서부터 사슴 사냥으로 사격 솜씨를 갈고닦았다. 1936년 해군에 입대해 군사경제학교를 나온 뒤 러시아 태평양 함대에서 회계 반장으로 일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소전이 발발하자 그는 흑해 함대로 지원해 해군 육전대의 저격수가 됐다. 다시 육군으로 소속이 바뀌어 제284저격사단 산하의 1047저격연대에 배속된 그는 독일군이 쑥대밭을 만든 스탈린그라드에서만 242명을 사살하는 등 종전까지 총..

스탈린그라드 (블루레이)

어떻게 표현해도 비극적일 수 밖에 없는 소재가 있다. 제 2 차 세계대전 때 독·소 격전지였던 스탈린그라드가 그런 소재다. 모든 전쟁이 비극일 수 밖에 없지만, 스탈린그라드는 특히 군인, 민간인 가리지 않고 유례없이 많은 사상자를 내서 더 비극적이다. 히틀러는 제 2 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뒤 1941년 6월 불가침조약을 맺은 당시 소련을 느닷없이 침공했다. 비운의 전장 스탈린그라드 초반에는 나치 독일이 승승장구했으나 첫 번째 겨울을 맞으면서 끔찍한 동장군과 진흙탕에 갇혀 예봉이 꺾었다. 이에 히틀러는 소련의 에너지원인 카프카스 유전지대를 노리고 병력을 집중했다. 폰 클라이스트 대장이 이끄는 독일 제 1 기갑군은 장기인 전격전을 발휘해 파죽지세로 치고 나가 마이코프 유전지대를 점령했다. 여기서 오만해진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