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인 내용을 다루는 공포물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공포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의 작품도 마찬가지. 그런데 그의 작품들 중 '쇼생크탈출'이나 '스탠 바이 미' '미저리' 등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잔뜩 배어 있는 작품들은 예외다. 오히려 그런 작품들은 희생자 못지 않게 공포의 대상인 주인공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강하게 묻어 난다.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캐리'(Carrie, 1976년)도 마찬가지. 공포물이라기보다 어느 학교에서나 있을 법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성장물에 가까운 이 작품은 사람들로부터 공포의 대상이 된 주인공이 더 희생자처럼 보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강한 연민과 아픔을 느끼게 한다. 초자연적 현상을 제외하면 주인공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이 꽤나 사실적이어서 설득력있게 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