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진영이 감독한 '사라진 시간'(2019년)은 참 어리둥절한 영화다. 동일한 상황에 같은 인물이 등장해 다른 이야기를 풀어가니 황당하고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맨 처음 사전 정보 없이 봤을 때는 주인공이 다중인격인 줄 알았다. 마을에 발생한 화재 때문에 사람이 사망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투입된 형사(조진웅)는 술에 취해 잠들었다가 일어나니 어느 순간 마을 학교의 교사가 돼 있다. 그러더니 느닷없이 화재가 나서 죽은 집주인으로 둔갑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도 상황에 맞게 같이 변했으면 모르겠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대로다. 오로지 조진웅이 연기한 주인공의 정체만 계속 달라진다. 그렇다 보니 앞 뒤 이야기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나중에는 주인공이 꾸는 일장춘몽 같은 꿈 얘기인가 싶었다. 결국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