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아서야'(1934년)는 일본의 대표적 감독 오즈 야스지로가 만든 흑백 무성영화다. 배다른 형제를 사랑으로 키우는 어머니의 희생을 다룬 오즈의 초기 작품. 내용은 다소 도식적이다. 결코 쉽지 않은 가족 관계 속에서 오해와 갈등이 싹트지만 결국 어머니의 커다란 사랑을 깨닫고 다시 돌아온다는 설정을 식상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오즈 야스지로 감독 특유의 관조적 영상 덕분이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말없이 묵묵히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의 사랑과 자라면서 이를 깨닫는 형제의 모습을 특유의 잔잔한 영상으로 잘 담아 냈다. 언제나 그렇듯 오즈는 이 작품에서도 무심한 듯 빈 공간을 비추는 카메라 앵글을 통해 관조와 사색의 여백을 둔다. 새삼 80년전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세월을 뛰어넘어 가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