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오컬트 2

곡성(블루레이)

'추격자' '황해' 등 스릴 넘치는 작품을 만든 나홍진 감독은 '황해'를 마치고 나서 우리나라에서는 왜 오컬트 영화가 잘 되지 않는 지 의문을 가졌다. 그는 그 이유를 성경의 틀 안에서만 찾으면 답이 없다고 보고 그러기 위해 아시아 토속 종교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등장한 작품이 '곡성'(2016년)이다. 이 영화는 제목과 동일한 발음의 전남 곡성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연쇄살인을 다루고 있다. 원래 지명이 제목이었으나 지역 사회의 반발이 커서 한자로 울음소리를 뜻하는 동음이의어 哭聲으로 제목을 바꿨다. 곡성에서 잇따라 엽기적인 연쇄살인이 벌어지는데 경찰은 그 답을 찾지 못한다. 급기야 경찰관 집안마저 괴이한 일을 겪게되자 무당을 불러 굿을 한다. 이 과정에서 멀리 바다건너 들어온 일본 귀신과 ..

악마의 씨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수작 '악마의 씨'(Rosemary's Baby, 1968년)는 영화보다 책으로 먼저 만났다. 1970, 80년대 검은 색 표지가 특징이었던 손바닥만한 동서추리문고에서 '로즈마리 베이비'란 제목으로 출간됐다. 당시 읽기 힘든 세로쓰기 문고판인데도, 악마숭배자들이 평범한 여인을 유인해 악마의 자식을 임신하게 만드는 내용이 어찌나 충격적이던지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난다. 흥미진진한 이 작품을 쓴 주인공은 걸출한 추리소설 작가 아이라 레빈. 그는 많지 않은 작품을 썼지만 데뷔작 '죽음의 키스'부터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스텝포드 와이프'까지 모두 뛰어난 작품성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고 영화화됐다. 그의 두 번째 작품인 '악마의 씨'는 제목 그대로 악마 숭배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