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장쯔이 7

게이샤의 추억

몇 년 전 교토를 갔을 때였다. 현지 가이드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전통적인 게이샤 집을 안내했다. 일행들은 커다란 다다미방에서 작은 상을 각각 앞에 놓고 앉아서 기다렸다. 잠시후 아주 어려서부터 전수 교육을 받은 게이샤들이 화려한 기모노를 입고 들어왔다. 중국 경극분장처럼 얼굴을 하얗게 화장한 게이샤들이 각각 상 앞에 마주 앉아서 저녁 수발을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참으로 민망하게도, 우리 앞에 나타난 게이샤들은 영화나 책에서 보고 읽은 아리따운 여성들이 아니었다. 거의 어머니뻘은 될 만한 아주 나이가 많은 여성들이었다. 그들이 술을 따라주는게 미안해서 받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나이가 많아 보였다. 그렇게 수발을 들던 게이샤들은 잠시 후 샤미센이라는 기타 비슷한 일본의 전통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었..

조폭마누라2-돌아온 전설

굳이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영화가 돌아왔다. '가문의 영광'의 정흥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조폭마누라 2'(2003년)는 '전편만 한 속편 없다'는 영화계 속설에 딱 들어맞는 작품. 고층 빌딩에서 떨어져 기억을 잃은 조폭 두목(신은경)이 우연히 중국집 주인(박준규)에게 발견돼 배달부로 살아가며 옛 기억을 되찾는 내용. 말도 안 되는 억지 상황과 과장된 코믹 연기에 다른 영화까지 흉내 냈다.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최악의 작품. 과감하게 변신한 주현의 느끼한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DVD의 화질은 괜찮은 편. 기대보다 해상도도 높고 색상도 괜찮다. 다만 필름의 문제로 보이는 스크래치와 잡티가 여러 군데 보인다. DTS 음향은 특별히 나을 건 없지만 배경음악의 서라운드 효과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