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빈 감독의 '테러리스트'(1995년)는 그해 TV 드라마 '모래시계'로 큰 인기를 끈 최민수의 카리스마에 기댄 작품이다. 지금은 희화화됐지만 당시까지 최민수의 카리스마는 스크린에서 통했다. 이현세의 원작 만화 '카론의 새벽'을 압축한 이 영화는 경찰과 범죄자로 쫓고 쫓기는 형제의 엇갈린 운명을 다뤘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이 작품은 김 감독의 독특한 액션 미학이 빛을 발해서 괜찮은 B급 액션 영화로 꼽힌다. 김 감독의 연출을 뒷받침한 것은 최민수의 카리스마와 더불어 정두홍 무술감독이 지도한 강렬한 액션. 홍콩 무협영화처럼 황당한 액션이 아닌 뒷골목 건달들의 투박한 주먹질이어서 제법 실감 난다. 최민수는 이 작품으로 그해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약 10년 만에 나온 DVD 타이틀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