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이미 리 커티스 3

할로윈 킬즈(4K)

데이비드 고든 그린 감독의 '할로윈 킬즈'(Halloween Kills, 2020년)는 할로윈 시리즈의 팬들을 위한 영화다. 여전히 가면을 쓴 잔혹한 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가 온 마을을 휘젓고 다니며 잔혹한 살인을 벌인다. 마이어스는 총을 맞아도 죽지 않는 불사신 같은 존재이며 엄청난 괴력을 지닌 초인적인 악당이다. 전작들에 비해 그가 휘두르는 폭력의 강도가 한층 강해졌다. 눈을 터뜨리고 형광등으로 목을 꿰뚫으며 도끼를 휘두르는 등 잔혹한 장면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그 바람에 시체 또한 시리즈 중에 가장 많이 나온다. 블루레이에 수록된 부록을 보면 살인 장면에 등장하는 시체만 31 구다. 그만큼 마이어스를 좋아하는 공포영화 팬이라면 환호할 만하다. 하지만 이전 시리즈를 보지 않은 상태라면 밑도 끝도 없는..

나이브스 아웃(4K 블루레이)

라이언 존슨(Rian Johnson) 감독의 '나이브스 아웃'(Knives Out, 2019년)은 한 편의 잘 짜인 추리소설 같은 영화다.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은 전형적인 밀실 추리소설 형태를 따르고 있다. 유명한 추리 소설 작가의 생일을 맞아 온 가족이 모인 가운데 추리 소설 작가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게 된다. 경찰과 함께 유명한 탐정 블랑(다니엘 크레이그, Daniel Craig)이 사건 해결을 위해 투입된다. 정통 추리소설 같은 영화 이후 전개는 추리소설의 형태를 따른다. 경찰과 탐정이 그날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하나씩 만나 증언을 들으며 사건의 얼개를 꿰어 맞추는 식이다. 이 가운데 증언의 허점을 찾아 범인을 찾아내는 두뇌 게임이 펼쳐진다. 누구는 거짓말을 할 것이고 누구는 ..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 (블루레이)

찰스 크릭톤 감독의 제목도 희한한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A Fish Called Wanda, 1988년)는 독특한 상황이 웃음을 빚어내는 코미디물이다. 완다라는 여성과 말더듬이, 성질급한 총잡이 등으로 구성된 악당들이 훔친 보석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솎이는 내용이다. 다소 황당하고 어이없는 설정이지만 추리극처럼 정교하게 맞물린 플롯 덕에 유쾌한 웃음을 쏟아낼 수 있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그만큼 시나리오가 탄탄했고 제이미 리 커티스를 제외한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제이미 리 커티스가 연기한 완다라는 배역은 사람들을 홀딱 넘어가게 하는 미녀이지만, 솔직히 제이미 리 커티스가 그 정도의 미녀인지는 의문이다. 어쩌면 그것도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일 수도 있겠다. 처음에는 가벼운 소품 정도로 취급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