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조지 스티븐스 2

셰인(블루레이)

조지 스티븐스 감독의 영화 '셰인'(Shane, 1953년)을 흔히 서부극의 고전으로 꼽는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작품은 스파게티 웨스턴과 다른 미국 정통 서부극이 강조하는 개척정신과 카우보이들의 불굴의 투지, 정의 수호 같은 미국식 정의가 잘 포장돼 있다. 그런 류의 미국 정통 서부극 주인공은 존 웨인이나 게리 쿠퍼, 헨리 폰다처럼 강인해 보이는 턱과 떡 벌어진 어깨 등 강건한 외모의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그런데 이 작품의 주인공은 특이하게도 곱상한 외모의 앨런 래드가 주인공이다. 앨런 래드는 잘 생겼지만 존 웨인이나 게리 쿠퍼처럼 큰 키와 넓은 어깨의 배우가 아니다. 작고 가냘파 보이지만 번개처럼 빠른 속사 권총과 침묵으로 존 웨인과 게리 쿠퍼 못지않은 무게감을 줬다. 마치 원빈이 '아저씨'에서 ..

자이언트 (블루레이)

1952년에 에드나 퍼버가 쓴 소설 '자이언트'는 당시 미국 남부사람들에게 그다지 인기가 없었다. 남부사람들을 양키의 시각으로 거칠고 무식하며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작 이를 눈여겨 본 사람은 영화감독 조지 스티븐스였다. 그는 이 소설에 약간의 각색을 거쳐 3시간이 넘는 대작영화 '자이언트'(Giant, 1956년)를 만들었다. 소설과 달리 영화는 대성공이었고, 남부사람들도 좋아했다. 우려와 달리 남부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는 남부 사람들 스스로 인종차별을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당시 미국에 만연했던 인종 갈등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물론 영화가 절대적 기여를 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로서 이런 모습을 솔직하게 담아내 반향을 불러 일으킨 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