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존 쿠삭 7

콘 에어 (블루레이)

하이 재킹은 달아날 곳도, 숨을 곳도 없는 하늘에서 벌어지는 사투여서 더더욱 긴장감이 넘친다. 블록버스터 제조기 제리 브룩하이머와 신예 사이먼 웨스트 감독이 만든 '콘 에어'(Con Air, 1997년)는 날아가는 감옥, 즉 죄수 호송기를 납치하는 영화다. 비행기 가득 탄 흉악범들이 사전 모의를 통해 허공에서 하이 재킹을 하고, 우연히 여기 동승한 니컬라스 케이지가 나홀로 싸움을 벌인다.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시종일관 근육질의 남자들이 총질을 일삼는 전형적인 마초영화다. 그만큼 아무 생각없이 요란하게 벌어지는 아드레날린 액션을 즐기면 된다. 비록 내용은 황당하고 과장이 심하지만 액션 하나 만큼은 화끈하다. 총격전도 모자라 비행기로 라스베이거스 거리를 쓸어버리는 장면은 미국식 블록버스터 액션의 진수를..

세렌디피티

호레이스 월폴이 지은 우화에서 유래했다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무엇이든 우연히 잘 찾아내는 능력, 뜻밖의 행운을 가리킨다. 2001년 피터 챌솜(Peter Chelsom)이 감독한 영화에서는 크리스마스 전날 우연히 만난 남녀가 이름도 모른 채 헤어져 서로를 애타게 그리워하던 중 수년이 지나 다시 재회하는 행운을 이야기한다. 미국 영화비평가들은 감동의 도가니라고 호의적 평가를 했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지나친 우연이 너무 많아 작위적이다. 그나마 영화가 준 교훈은 엘리베이터에서 장난치면 안 된다는 것. 두 남녀는 엘리베이터로 엉뚱한 짓을 하다가 수년을 헤어져 있게 된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특별히 흠잡을 곳 없는 만큼 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