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줄리안 무어 7

한니발 (블루레이)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한니발'(Hannibal, 2001년)은 외로움이 절절히 묻어나는 영화다. 10년 동안 FBI의 추적을 피해 도망다니는 살인마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 박사나 그의 뒤를 쫓는 여수사관 클라리스 스탈링(줄리안 무어), 복수심에 불타서 한니발을 추적하는 백만장자 버거(게리 올드만), 현상금을 노리고 홀로 한니발을 수사하는 형사 파치(지안카를로 지아니니) 등 등장인물들은 모두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인다. 아무에게도 마음을 터놓을 수 없기에 비록 군중 속에 있어도 그들은 외롭다. 그 절절한 외로움을 보여주는 명장면이 바로 텅 빈 피렌체 광장 한 복판에 서 있는 형사 파치의 모습이다. 마치 넓은 도화지에 찍어 놓은 점처럼 그의 모습은 절대 고독 그 자체다. 미치도록 외로운 싸움을 지탱해주..

넥스트

2분 뒤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경우에 따라서는 대단한 행운을 거머쥘 수도 있고, 크나큰 재앙을 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기발한 상상을 작품으로 만들어낸 인물은 바로 유명한 공상과학(SF) 소설의 대가 필립 K 딕이다. '토탈리콜' '블레이드 런너'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유명 SF 영화의 원작을 줄줄이 써온 그는 미래를 예지하는 사나이를 주인공으로 ‘골든맨’이라는 단편 소설을 썼다. 리 타마호리 감독의 영화 '넥스트'(Next, 2007년)는 ‘골든맨’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에서 마술쇼를 하는 크리스 존슨(니콜라스 케이지)은 자신과 관련된 2분 뒤 미래를 내다보는 초능력을 갖고 있다. 그는 축복받은 재능 덕분에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졸지에 FBI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