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 보면 간혹 도대체 왜 만들었을까 싶은 작품이 있다. 만든 사람들에게 미안한 얘기지만, 재미도 없고 남는 것도 없으면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박헌수 감독의 '투 가이즈'(2004년)도 그런 영화다. 제목부터 '투캅스'를 흉내 낸 듯한 이 작품은 잘 웃기는 남자 박중훈과 차태현 콤비를 내세운 버디물로 대리운전기사와 3류 건달이 우연히 주운 반도체 가방 때문에 국제범죄조직에 쫓기는 내용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넘어지고 쓰러지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두 배우의 익살에만 의존한다. 그렇지만 박중훈, 차태현의 코미디는 그동안 두 사람의 출연작에서 많이 봤던 이미지의 중첩이어서 씁쓸함을 자아낸다. 오히려 이 작품은 두 배우의 한계를 드러낸 듯해서 아니 출연한 것만 못하게 됐다. 1.85 대 1 애너모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