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최주봉 2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예나 지금이나 치열한 입시 경쟁은 여전하다. 학생은 물론이고 부모와 교사, 학교 모두 시험을 치르는 당일까지 중압감에서 헤어나지를 못한다. 우리 사회에 과도한 입시 경쟁의 폐해에 대해 경종을 울린 사건이 1986년에 일어났다. 그 해 1월 서울사대부중 3학년이었던 여학생이 입시의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투신해서 생을 마감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 고교 진학을 위한 연합고사도 꽤 경쟁이 치열했다. 그 학생은 전교 1등이었는데도 부담이 어찌나 컸던지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때 학생이 남긴 유서가 신문에 보도되며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난 1등 같은 건 싫은데, 난 앉아서 공부만 하는 그런 학생이 되기는 싫은데, 난 꿈이 있는데, 난 정말 남을 사랑하며 살고 싶은데, ..

우묵배미의 사랑(블루레이)

장선우 감독은 '나쁜 영화' '거짓말' '너에게 나를 보낸다' 등 논란이 됐던 영화 때문에 선정적인 영화를 만든 감독으로 오해받기 쉬운데 사실 그는 사회성 짙은 사실주의 영화를 잘 만들었다.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우묵배미의 사랑'(1990년)이다. 박영한의 연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서울 변두리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봉제기술이 전부인 일도(박중훈)는 봉제공장에서 만난 유부녀 공례(최명길)와 사랑에 빠진다. 일도는 자식까지 낳은 사실혼 관계인 아내(유혜리)가 성정이 거칠어 나긋나긋한 공례에게 정을 붙였고, 공례 역시 폭력적인 남편(이대근)에게 맞고 살아 그렇지 않은 일도에게 의지한다.그렇기에 두 사람은 각각 아내와 남편에게 두드려 맞으면서도 밀회를 이어간다. 영화가 놀라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