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최호 2

사생결단(블루레이)

최호 감독의 '사생결단'(2006년)은 부산을 배경으로 마약상들과 이들을 쫓는 경찰의 추격전을 실감 나게 묘사한 작품이다. 내용은 마약판매상을 쫓는 형사(황정민)와 형사의 끄나풀이 된 마약판매조직의 중간 판매상(류승범)을 주축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최 감독은 2년여에 걸쳐 실제 마약 세계를 취재해 시나리오를 썼다. 덕분에 그들만의 은어와 이동식 마약제조공장 등 내밀한 이야기를 통해 꽤 실감 나게 마약판매조직의 실상을 그렸다. 무엇보다 마약판매상과 경찰이 벌이는 자동차 추격전과 막판 부두에서 벌이는 대결 등을 꽤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치열한 연기가 한몫했다. 생 양아치 그대로 변신한 류승범과 지독한 형사로 분한 황정민의 연기가 불꽃을 튀겼다. 그만큼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이 잘 맞아 척..

고고70 (블루레이)

1970년대 유행했던 고고클럽은 젊음의 해방구였다. 12시에 통행금지 사이렌이 울리면 갈 곳 없는 청춘들이 고고클럽에 모여 통행금지가 풀리는 새벽 4시까지 몸을 흔들며 젊음을 발산했다. 최호 감독의 '고고 70'(2008년)은 이제는 빛바랜 사진 같은 1970년대 추억을 화려하게 되살린 작품이다. 단순 지나간 시대상을 조명한 게 아니라 신나는 노래와 춤으로 재구성했다. 모델이 된 것은 1970년대 고고클럽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데블스라는 실존 밴드다. 1968년 결성돼 70년대를 주름잡다가 1980년에 해산한 데블스는 당시로서는 드문 소울 뮤직을 지향하며 요란한 퍼포먼스로 인기를 끌었다. 영화는 70년대 고고클럽의 풍경을 어색하지 않게 잘 구사했다. 특히 실제 악기 연주와 춤을 직접 익혀 공연하듯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