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테렌스 하워드 8

어웨이크

마취를 한 환자가 수술 중 의식이 깨어 있어 모든 통증을 느끼는 상태인 각성은 워낙 끔찍한 상황이라 공포물의 소재로 곧잘 등장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TV시리즈로 만든 '브레이크 다운', 김영민이 출연한 이규만 감독의 '리턴' 등이 대표적이다. 조비 해롤드 감독의 데뷔작 '어웨이크'(Awake, 2007년) 역시 각성을 소재로 다룬 스릴러다. 백만장자 청년인 클레이(헤이든 크리스텐슨)는 오래도록 앓아온 심장병 때문에 심장이식 수술을 받는다. 그러나 생각지 못했던 각성 때문에 수술중 고통을 겪는다. 그 와중에 뜻하지 않는 음모를 알게 되고 그때부터 불가항력적인 사건 속에 휘말린다. 해롤드 감독이 직접 각본까지 쓴 이 작품은 특이한 소재 때문에 궁금증을 갖고 보게 되지만 이야기의 구성력이 너무 떨어진다..

아이언 맨

'아이언 맨'(Iron Man, 2008년)은 여러 가지로 독특한 영화다. '수퍼맨' '엑스맨' 등 능력을 타고난 기존의 수퍼 히어로들과 달리 이 영화의 주인공은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창조한다. 1960년대 마블 코믹스의 히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천재 과학자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악을 제거하기 위해 스스로 초인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종의 갑옷을 만들어 입고 악당과 대결하는 내용이다. 초인적인 능력을 스스로 만든다는 설정이나 '채플린' 등에서 가벼워 보이는 역할을 주로 했던 로버트 다우닝 주니어가 근육질의 사내로 변신한 점 등은 의외다. '위대한 레보스키' '씨비스킷'에서 낙천적 모습을 보여줬던 제프 브리지스가 삭발한 채 악당을 연기한 것도 의외였다. 변하지 않은 것은 '검..

영화 2008.05.16

브레이브 원

여자들이 총을 들면 무섭다. 닐 조단 감독의 '브레이브 원'(The Brave One, 2007년)은 공원 산책중 불량배들에게 살해당한 약혼자의 복수를 위해 총을 빼든 여인의 이야기다. 연약한 여인에서 무서운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한 주인공은 조디 포스터가 맡았다. 그는 공포에 익숙하다. '패닉 룸' '양들의 침묵' 등 일련의 작품에서 공포에 짓눌리는 여인 역할을 여러 번 맡았다. 그러면서도 매번 숨막힐 듯한 공포를 이겨내고 자신을 지키는 굳센 여인이 그의 모습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조디 포스터의 이런 모습은 변함이 없다. 복수의 칼을 빼든 여러 작품의 여인네들처럼 그 역시 차갑고 냉철한 킬러로 변했다. 닐 조단 감독은 입을 꽉 다문채 밤 거리를 배회하는 조디 포스터의 모습과 더불어 배경음악도 극도로 절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