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며 전염병처럼 옮아간다. 폭력물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폭력의 희생자에게 전가되는 공포 또한 폭력처럼 전염된다. 특히 폭력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폭력이 주는 두려움이 더한층 배가된다. 이 같은 공포를 바탕으로 폭력은 가지를 치듯 더욱 증식한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폭력의 역사'(A History of Violence, 2005년)는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내용은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낯선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저 조용한 카페 주인인 줄 알았던 주인공이 홍길동 같은 싸움 실력을 발휘해 총을 든 악당들을 순식간에 해치운다. 주인공은 위기에 처한 마을 사람들을 구하며 졸지에 영웅이 됐지만 그때부터 주변에 무시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