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플래닛 테러 2

데쓰 프루프(블루레이)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이 만든 '데쓰 프루프'(Death Proof, 2007년)는 과거 동시상영관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전형적인 B급 영화다. 이 작품은 로버트 로드리게즈(Robert Rodriguez) 감독이 만든 '플래닛 테러'와 하나로 묶여서 '그라인드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상영됐다. 미국에서는 두 편이 하나의 작품으로 연속해 동시 상영됐고, 국내에서는 각기 나눠 개봉했다. 참고로, 그라인드 하우스는 동시상영관을 말한다. 지금은 생소하지만 1970~80년대 국내에는 동시상영관 천지였다. 시내 개봉관이 아닌 동네 극장은 모두 동시상영관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중, 고교 시절 시험이 끝나면 학교에서 단체로 '벤허' '머나먼 다리' 등 영화를 보러 갔는데, 그럴 ..

플래닛 테러(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Robert Rodriguez) 감독의 '플래닛 테러'(Planet Terror, 2007년)는 1970년대 동시 상영관의 추억이 듬뿍 배어있는 작품이다. 초반 등장하는 '마셰티'의 가짜 예고편으로 시작해서 낡은 필름 분위기를 나타내기 위해 일부러 집어넣은 소위 '비가 내린다'라고 표현하는 세로 줄무늬, 시시때때로 나타나는 각종 필름 열화현상으로 인한 잡티와 변색, 여기에 '필름 소실' 문구와 함께 영상을 건너뛰는 현상까지 의도적인 눈속임이 가득하다. 과거 동시 상영관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휘파람을 섞은 야유가 난무했지만, 이제는 그것도 소중한 추억이 돼버려 보고 있자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내용은 1970, 80년대 난무했던 전형적인 B급 좀비물이다. 군에서 유출된 생화학 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