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할리 베리 8

고티카 (블루레이)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의 '고티카'(Gothika, 2003년)는 공포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공포물이라기보다는 스릴러에 가깝다. 그만큼 추리소설처럼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무섭지 않은 점이 한계다. 내용은 유령이 씌운 여의사가 벌인 살인 사건에 얽힌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이야기다. 주연은 할리 베리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맡았다. 배우도 배우이지만 관심을 끄는 사람은 바로 배우 겸 감독인 마티유 카소비츠다. 흑백의 강렬한 이미지로 강한 인상을 준 '증오' 이후 나름 작품 속에 문제의식을 담아 주목을 받은 인물이어서 과연 그가 만든 공포물은 어떨 지 궁금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 공포물 도전은 그닥 성공적이지 못하다. 공포물인데도 불구하고 극한의 두려움으로 밀어붙이는 공포나 충격이 없다. 피칠갑을 한 시체나 ..

007 어나더데이

007 시리즈 제작 4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20번째 작품 '어나더데이'(Dia Another Day, 2002년)는 화려한 특수효과로 승부를 건 영화다. 그만큼 눈을 즐겁게 하는 볼거리는 많다. 그러나 리 타마호리(Lee Tamahori)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북한군을 적으로 삼은 배경 때문에 여러 가지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일단 작품의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고증이 엉망이다. 북한군이 희한한 명찰과 복장을 하고 나오고, 장승에 '늙은 사람', 지뢰 지역 표시판에 '지뢰 출몰'로 표시하는 등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묘사했다. 007은 여전히 피어스 브로스넌(Pierce Brosnan)이 연기했으며 주제가를 마돈나(Madonna)가 불렀다. 마돈나는 펜싱 연습 장면에 카메오 출연한다. 007 시리즈 ..

캣우먼

DC코믹스의 대표적 안티 히어로 캣우먼은 '배트맨'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졌다. 고양이처럼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는 유연성과 놀라운 도약력을 지닌 캣우먼은 '배트맨'이나 '슈퍼맨', '스파이더맨' 등 일반적 슈퍼 히어로와 달리 사악한 면과 정의로움을 동시에 지닌 특이한 캐릭터이다. 피토프(Pitof) 감독이 만든 '캣우먼'(Catwoman, 2004년)에서는 '배트맨'에 등장한 모습과 달리 사악한 면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개인의 복수를 향한 냉혹함과 집요함은 여전하다. 거대 화장품 기업의 음모를 엿들은 죄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페이션스(할리 베리 Halle Berry)는 고양이의 힘을 받아 놀라운 능력을 지니게 된다. 그때부터 밤이면 페이션스는 고양이 가면과 채찍을 들고 악을 응징하며 캣우먼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