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홋카이도 11

삿포로의 아침

지구 온난화의 영향은 서울이나 북해도(홋카이도)나 마찬가지였다. 예년 같았으면 삿포로의 10월은 쌀쌀했을텐데, 그렇지 않았다. 서울보다 약간 쌀쌀한 정도였다. 지난해의 경우 여름에 삿포로 기온이 32도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겨울에 눈을 보기 위해, 여름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북해도를 찾는데 이제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오타루를 떠나 삿포로에 들어서니 저녁이었다. 삿포로에서 유명하다는 게 요리 전문점 '설화정'(雪華亭)에 들려 두 시간짜리 저녁을 먹고 나니 완전 밤이었다. 삿포로는 술집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상점이 8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특별히 볼 게 없다. 일찌감치 숙소인 르네상스 삿포로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다음날 일어나 구 홋카이도 도청사를 구경하고 나오니 그날(2일) ..

여행 2008.10.04

비 내리는 오타루

여행은 새로운 곳을 찾는 기쁨 못지않게 예전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즐거움 또한 크다. 북해도(홋카이도)의 예쁜 마을 오타루 여행이 그랬다. 올해 2월, 아내와 함께 찾았던 오타루는 펑펑 내리던 눈 속에 파묻힌 동화책 속 그림같은 마을이었다. 10월에 다시 찾은 오타루는 눈 대신 가을비가 을씨년스럽게 내리고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든 생각은 '아니 오니만 못하다'는 것이었다. 오타루는 역시 겨울 마을이었다. 고드름이 열매처럼 매달린 창고들이 늘어선 운하와,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서있던 예쁜 집들. 그리고 발자국이 곱게 찍히던 길과 따뜻한 커피, 달콤한 슈크림빵이 있던 마을. (http://wolfpack.tistory.com/entry/오타루-러브레터의-고향) 당장이라도 나카지마 미호가 나타나 영화..

여행 2008.10.03

온천의 고장 노보리베츠

북해도(홋카이도)를 다시 찾게 됐다. 2월에 다녀갔으니, 7개월 만이다. 북해도는 아무래도 설국인 만큼, 겨울에 다녀가는 것이 제 맛이지만 단풍이 든 가을도 색다른 느낌이다. 2월에 왔을 때에는 일정상 노보리베츠를 가지 못했는데, 이번에 방문하게 돼서 다행이다. 원래 북해도는 일본과 별도로 아이누 민족의 땅이었지만 메이지 유신때 속국이 됐다고 한다. 그래서 노보리베츠로 향하던 길에 시라오이에 있는 아이누 민족박물관을 찾아갔다. 이곳은 우리네 민속촌 같은 곳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백인이 정복한 아메리카 인디언 박물관에 가깝다. 아이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 지 보여주는 곳인데, 생각보다 별로 볼 것이 없고 싱겁다. 정작 이 곳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하얀 백구와 그림같은 호수였다. 맑은 하늘아래 끝간데없이 ..

여행 2008.10.01

삿포로 - 북해도의 심장

북해도, 즉 홋카이도는 일본 최북단의 섬이다. 섬이라고 해서 제주도만한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남한 전체면적보다 크다. 4월까지 눈이 온다는 이곳은 겨울은 물론이고 봄에도 스웨터를 입어야 할 정도로 날이 차다. 이와이 슈운지의 영화 '4월이야기'를 보면 홋카이도 출신인 주인공이 좋아하는 남자를 따라 도쿄 대학으로 진학하면서 스웨터를 입고 등교했다가 놀림을 받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이와이 슈운지 감독은 '러브레터' '4월이야기'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북해도에 대한 애착을 여러번 드러냈다. 바로 그 북해도의 심장이 삿포로다. 북해도에서 가장 큰 도시인 삿포로는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2시간30분 정도 걸려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한 뒤 JR기차로 다시 35분 가량 가야 한다. 삿포로 자체는 그다지 볼..

여행 2008.02.07

비에이 - CF의 명소를 찾아서

홋카이도 여행의 둘째날은 오로지 비에이 여행에만 할애했다. 삿포로 시에서 차로 3시간 30분을 달리면 나오는 곳이 바로 그 유명한 비에이다. 비에이는 한마디로 설국이다.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이 온통 새하얀 눈천지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워낙 설경으로 유명한 곳이라 각종 영화, 드라마, CF 배경 장소로 곧잘 등장한다. 국내에는 최근 소지섭이 모델로 나오는 소니 카메라 광고의 배경 장소로 유명하다. 비에이까지 가는 방법은 기차를 타거나 차를 렌트하는 방법 등 여러가지가 있으나 가장 편하고 제대로 보려면 현지 장소를 잘아는 민간 가이드와 함께 동행하는 것이 좋다. 택시 투어의 경우 1시간 돌아보는데 5,000엔이어서 비싼 편이다. 당연히 겨울에는 자전거 투어가 불가능하다. 민간 가이드를 이용하면 하루 온종..

여행 2008.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