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차 세계대전 7

아버지의 깃발 &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사진은 역사를 바꾸는 힘이 있다. 1945년 2월에 촬영된 한 장의 사진도 마찬가지였다. AP통신의 존 로젠탈 기자가 이오지마에서 촬영한 6명의 해병이 성조기를 들어 올리는 사진은 몇 년의 전쟁으로 지친 미국인들에게 승리의 희망을 불어넣었다. 특히 군비 부족으로 허덕이던 미국 정부에게는 단비 같은 존재가 돼서, 사람들이 전쟁 채권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적절한 도구가 됐다. 그러나 정작 사진의 주인공들은 그렇지 못했다. 미국인들에게 영웅이었던 그들은 고통의 세월 속에 힘든 삶을 보냈고 일부는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공동 제작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아버지의 깃발'(Flags of Our Fathers, 2006년)은 역사가 된 유명 사진 속 주인공인 여섯 ..

배틀 오브 브리튼

"역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소수의 사람들에게 빚을 진 적이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10월 영국 본토 항공전을 견뎌 낸 처칠 수상의 유명한 소감이다. 영국 본토 항공전은 유럽을 휩쓴 나치 독일이 영국 본토 상륙에 앞서 1940년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 전투기와 폭격기를 총동원해 영국을 폭격한 사건을 말한다. 유럽에서 패퇴 후 영국으로 철수한 영국군은 중과부적 상태에서도 전투기를 각지로 산개해 독일 공군에 치명타를 안겼다. 히틀러는 1940년 9월 15일 독일 공군을 총동원해 런던을 공습하나 크게 패한 뒤 영국 본토 상륙을 무기한 연기했다. 영국은 이날을 기념해 영국 본토 항공전의 날(Battle of Britain)로 정했다. 007 시리즈로 유명한 가이 해밀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