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김소연 2

문영: 블루레이

김소연 감독의 '문영'(2015년)은 결손가정에서 자라는 여고생이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어머니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날마다 술에 취해 거친 언사를 내뱉는 아버지와 살아가는 여고생 문영의 삶은 하루하루가 고단하고 피곤한 나날이다. 그의 유일한 소일거리는 캠코더로 지나가는 사람을 찍는 것. 하루 종일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쏘다니다가 우연히 다투는 남녀를 촬영하면서 뜻하지 않게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때부터 연상의 여인과 문영의 묘한 우정이 시작된다. 영화는 캠코더 소녀 문영이 왜 하루 종일 촬영에 몰두하는지를 밝히는 수수께끼와 연상의 여인이 안고 있는 비밀을 두 축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영화는 흥미로워 보이는 소재를 힘 있게 풀어내지 못했다. 문영의 내부에 고여있는 아픔과 상처도 깊이 있게 다루..

칠검 (오리지널 무삭제판)

서극(徐克) 감독의 '칠검'(七劍, 2005년)은 "액션은 볼 만 하지만 이야기가 재미없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 별로 기대를 안 하고 본 영화다. 대체 얼마나 못 만들었길래 저런 소리들이 나올까 궁금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절대 혹평을 들을 만큼 못 만든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재미없다"고 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 관객들은 내러티브, 즉 줄거리를 우선 따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기덕, 이명세 등 줄거리보다 스타일을 중시하는 감독들은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한다. 서극도 마찬가지다. 그의 작품 중 재미있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촉산전' '황비홍' 등은 국내 팬들의 환영을 받은 반면 '칠검'은 그다지 환영을 받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칠검'의 주인공은..